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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앙일보 2017.12.12 01:00 종합 34면 지면보기
중앙일보 <2017년 12월 2일 30면>  
북 ICBM, 과소평가하지 말고 모든 대비책 세우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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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로 국제적 파장이 확대되고 정부의 비상한 대응조치가 나오고 있다. 국방부가 어제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1만3000㎞로 미 워싱턴까지 도달할 수 있는 신형 ICBM이다. 미사일 길이가 21m로 화성-14형보다 2m나 늘어났고, 추진력을 제공하는 로켓도 커졌다. 국방부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언급한 핵·미사일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밤늦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북제재와 압박을 최대한 강화하는 노력을 함께하기로 했다. 한반도 위기가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방부 평가대로라면 북한은 ICBM에 핵탄두를 실어 미 본토 어디든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북한이 미국을 위협해 한·미 동맹 체제를 흔들 수도 있게 됐다. 이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능력까진 검증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공기 밀도가 낮은 20㎞ 이상 고도에선 핵탄두를 터뜨릴 수 있다. 그럴 경우 핵폭발에서 나오는 강력한 전자기파(EMP)는 100㎞ 이내의 대부분 휴대전화·컴퓨터·통신기기·전산망·TV 등 전자시스템을 파괴한다. 화성-15형 한 발로 미국 몇 개 도시의 디지털 문명을 폐허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기권 재진입 능력까지 갖췄다면 뉴욕 등 미 대도시를 강타해 엄청난 인명을 살상할 수도 있다.
 
미국은 이런 위협을 막기 위해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와 군사제재까지 고려하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어제 국방위에서 “미국에서 대북 해상봉쇄 요청이 오면 검토해서 (함께)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이 화성-15형을 굳이 ICBM이라 하지 않고 의미를 축소한 것은 적절치 않다. 국민은 문 대통령의 소극적인 태도가 평창 겨울올림픽과 남북 정상회담에 집착하는 데서 나온 것으로 이해한다. 물론 평창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북한의 ICBM과 핵무장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하는 게 우선이다. 더구나 한·미가 북한에 해상봉쇄를 하면 북한의 도발은 불 보듯 뻔하다. 또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제거하기 위해 예방적 선제타격의 군사제재를 할 경우 북한이 보복 차원에서 수도권으로 도발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너무 고조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에 어학연수를 보낸 대학생들을 귀국 조치한다는 보도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제부터 한반도 위기 상황이 고조됐다고 상정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포탄이나 미사일 등으로 도발할 경우 효과적인 경보와 대피 방법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또 북한 도발 때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호 조치도 급선무다.
 
군은 경계 수준을 높이고 대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국제사회 연대와 한·미 연합체제를 공고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한겨레 <2017년 12월 1일 23면>  
미국은 ‘대화’ 문턱 낮추고, 중국은 더 적극 ‘개입’하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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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뒤 미국이 강력한 대북 제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대북 유류 공급 중단을 요청했다고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이 스스로 할 수 없다면 미국이 유류 공급 상황을 제재할 수도 있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유류 공급 중단이 북한 정권에 큰 고통을 주게 되리란 건 분명하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까지 부응해 주리라 기대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략적 이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또 유류 공급 중단의 피해는 북한 지도층이 아닌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또한 김정은 정권이 이에 굴복해 핵무기를 포기하리라고 기대하기는 더욱 힘들다. 유류 공급 중단은 ‘만병통치약’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큰 것이다.
 
니키 헤일리 대사는 “북한 독재자가 우리(미국)를 전쟁으로 더 가깝게 이끌었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강한 ‘경고’가 목적이었지만, 몇 번이나 ‘전쟁(war)’이란 단어를 쓴 건 우려스럽다.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정당화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났을 때, “아이시비엠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에 아베 정부 안에서도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고 한다. 전쟁이 일어나면 일본 역시 북한의 보복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탓이다. 일본이 이러할진대, 한국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 회장이 “(북한의) 무기 시험을 동결시키기 위한 진지한 외교 노력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 완화든, 전쟁 상태의 공식적 종료든, 한·미 군사훈련의 조정이든 동결의 대가로 무엇을 제공할 용의가 있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 건 의미심장하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미국은 중국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탓을 하고, 중국은 미국이 대화를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더러 유류 공급 중단을, 중국은 미국에 쌍중단(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요구한다. 이래선 곤란하다.
 
우선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문턱을 낮춰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적극적으로 대북 대화를 시도해 본 적이 없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중국은 더 강하게 북한에 ‘개입’하라는 국제사회 요구에 반응해야 한다. 지금처럼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논리 vs 논리
“최악의 사태 대비해야” vs “평화적 해결이 유일 대안”
지난달 29일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화성-15형’ 발사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화성-15형’ 발사했다. [연합뉴스]

지난 11월 29일 새벽,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화성-15형’을 발사했다. 당일 낮 북한은 성명을 통해 새로운 ICBM인 화성-15형이 최대 고각발사돼 정점 고도 4475㎞, 사거리 950㎞를 53분간 비행한 뒤 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에 정확히 탄착되었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에서 “대륙을 넘나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완성된다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북한이 도발적인 군사 모험주의를 멈추지 않는 한 한반도의 평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안의 심각성은 한겨레와 중앙 두 신문의 사설 횟수에서도 드러난다. 북한의 도발 이후 11일 동안 한겨레는 6회, 중앙은 9회를 다루었다.
 
한겨레 사설의 대전제는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안 된다”이다. 미국에 실제적 위협을 줄 수 있는 미사일의 등장으로 미국은 대북제재의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북한에 대한 유류 공급 중단 등 경제적 압박뿐 아니라 군사적 선제공격까지 다양한 대응책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에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할 것을, 중국은 미국에 쌍중단을 통해 북·미 대화의 물꼬를 열기를 요구해 왔다. 이번 사설에서 한겨레는 서로 미루지 말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대화를 위한 문턱을 낮추고 중국은 북한에 더욱 개입하라는 요구다. 군사적 해결은 전쟁 발발의 도화선이 된다. 한겨레는 ‘외교적 노력’을 통한 평화적 해결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중앙은 11월 30일자 사설을 통해 북한이 ‘레드라인을 밟았다’고 평가했다. 레드라인은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기준선이다. 미국 정가에서는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대북 해상봉쇄, 북한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에 취하는 제재 조치인 세컨더리 보이콧 등 강도 높은 압박책을 내놓고 있다. 의회에서도 대북 압박 법안을 연달아 통과시켰다. 중국과 일본은 유사시를 대비해 부분적으로 자국민 보호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이번 사설에서 중앙은 우리 정부에 위기 상황을 전제로 경보와 주민 대피 방법을 국민에게 알리고, 군도 경계 수준을 높이라고 요구했다. 우리 손에서 해결 가능한 위험이 아닌 만큼 최악의 상태를 염두에 둔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앙의 생각이다.
 
그동안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 협상에 나가겠다’는 입장이었고,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 없이는 대화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ICBM급 미사일로 인해 북한의 실제적 군사력이 달라진 만큼 국제사회는 대화의 길과 힘의 길, 두 갈래의 대응이 분주하다.
 
대화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이 방북(5일)해 나흘간 머무르며 긴장 완화를 목적으로 북핵 문제를 협의했다. 펠트먼은 북한에서 주북 러시아 대사를 면담(6일)하면서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중국도 미국에 특사를 파견(6일)했고, 미국과 러시아의 해당 장관은 유럽 국제회의에서 별도의 양자회담(7일)을 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러시아의 타스통신은 “북한은 자국 체제 안전보장에 관해 미국과 직접대화를 원한다”고 보도했고(7일) 중국의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이를 적극 지지했다.
 
미국과 북한의 반응은 어떨까. 미국의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7일)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후 60일간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면서 ‘60일 플랜’을 언급했다(7일). 그리고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의 방북 결과 북한은 유엔과 다양한 급에서 왕래를 통한 의사소통 정례화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9일).
 
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교사 숭실대 철학과 겸임교수

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교사 숭실대 철학과 겸임교수

한편에서는 군사적 긴장도 높아졌다. 한반도와 주변국에서는 대규모 전력이 참가하는 군사훈련이 동시에 진행됐다. 지난 4일부터 닷새 동안 한국과 미국은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를 사상 최대 규모로 시행했다. 이 훈련에서 한·미 항공기 230여 대와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24대가 투입되었는데 고강도 대북 압박용 훈련이었다. 일본 항공자위대도 이에 맞춰 일본 주변 공역에서 미군과 공동훈련을 했다. 한·미·일이 대규모로 움직이자 중국도 한반도 근역에서 비질런트 에이스에 대한 대응훈련과 특별 정찰훈련을 했고, 러시아도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또한 북한도 동계 군사훈련에 들어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맞선 강도 높은 훈련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국 모두 대화를 말하면서도 무력을 앞세운 작용-반작용이 넘친다. 한국의 전략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권희정 상명대부속여고 교사·숭실대 철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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