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속보]용인 타워크레인 붕괴 3명 사망...이직 나흘만에 참변

중앙일보 2017.12.10 12:40
휘어진 채 넘어져 있는 타워크레인[연합뉴스]

휘어진 채 넘어져 있는 타워크레인[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1시10분쯤 경기도 용인시 기흥고 고매동 한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건물 34층 높이(85m) 타워크레인의 중간지점(46m)이 부러지면서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크레인 75m 높이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7명이 지상으로 추락,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1시10분쯤 넘어져...7명 추락 3명 사망
사고 당시 '현장소장' 비번으로 없어...안전차장이 감독
크레인 세우는 '인상작업' 중 중간 부분이 부러져 추락
경찰, 10일 현장감식...장비불량·안전수칙 준수 조사
이직 나흘만에 숨진 50대 베테랑, 친구 사망 30대 눈물

 
사고 당시 현장소장은 비번으로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차장이관리·감독 중이었다. 사고가 난 크레인은 수입된 지 1년 된 것으로, 제조된 지 몇 년 지났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사고는 작업자들이 크레인 13단(1단 5.8m) 지점에서 단을 하나 더 높이기 위한 ‘인상작업(telescoping)’을 하던 중 아랫부분인 11∼12단(64m 높이) 지점 기둥이 부러지면서 발생했다. 지난달 1일 설치공사가 시작돼 6단 높이에서 공사에 투입된 이 크레인은 이날 마지막 인상작업(13∼14단)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사고가 난 물류센터는 지하 5층·지상 4층 규모(연면적 5만8천여㎡)로 지난해 9월 1일 착공했으며, 내년 8월 30일 준공 예정이다.
휘어진 채 넘어져 있는 타워크레인[연합뉴스]

휘어진 채 넘어져 있는 타워크레인[연합뉴스]

 
경찰은 10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할 예정이다. 
타워크레인에 장비 불량 등 설비 결함이 있었는지, 사고 당시 현장 안전수칙이 잘 지켜졌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또 높이를 상승시키는 인상작업 도중 사고가 난 점을 미뤄 경찰은 신호수와 작업자 간 의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날 숨진 근로자 가운데 이직한 지나흘밖에 안 된 50대 베테랑이 포함돼 있는 등 안타까운 사연도 이어지고 있다.
 
숨진 근로자 김모(55)씨는 20년 동안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작업을 해온 베테랑이라고 한다. 최근 일주일가량 현장에 나가지 않다가 지난 5일 직장을 옮겨 이날 사고가 난 용인 물류센터 공사장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0일 3명의 사망자를 낸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에 대한 현장감식을 벌인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 경찰관이 하고 현장을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0일 3명의 사망자를 낸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에 대한 현장감식을 벌인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 경찰관이 하고 현장을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김씨와 함께 10년 동안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작업을 해왔다는 동료 A씨(55)는 “김씨가 직장을 옮기기 불과 며칠 전까지 현장에서 같이 일했는데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이직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가족들도 망연자실이다. 김 씨의 한 친척은 “부상자도 있다고 해서 (김씨가) ‘혹시나 살아 있을까’라는 일말의 기대를 했었다”며 “80대 노모에게는 충격을 받으실까 봐 아직 사고 소식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도 부인이 용인까지 출퇴근하는 남편을 새벽에 배웅했다고 하는데,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 아닌 것 같다”라며 “이틀 전에도 만났었는데 (김씨가) ‘크레인타워 일이 위험해서 나가기 싫다’라고 푸념했었다”라고 했다.
 
함께 일하던 친구의 죽음에 눈물을 쏟아낸 근로자도 있다. 화성 동탄 한림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B씨(38)는 치료 직후 눈을 뜨자마자 가족들에게 함께 근무하다 추락한 친구 C씨(38)의 생존을 물었다. 하지만 친구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만 살았다는 죄책감에 하염없는 눈물만 흘렸다고 한다.
 
B씨 여동생(28)은 “사망자 중 친구가 포함됐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 오빠는 계속 울기만 했다”고 말했다. B씨는 오른쪽 발목뼈 3개와 발가락 1개, 왼손 손가락 1개가 부러졌다. 꼬리뼈도 다쳤으나 다행히 신경을 건드리지 않은 것으로 진단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 위치도. [연합뉴스]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 위치도. [연합뉴스]

 
또 다른 근로자 윤모(37)씨는 수원 성빈센트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위중한 상태다. 최모(43)씨 등 2명은 수원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외부인의 접근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박씨 등 사망자 3명은 수원과 용인의 병원에 각각 안치돼 있다.
 
용인=임명수·김민욱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