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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배사고 1주일] 또 다른 영흥도 참사 막기 위한 대책은

중앙일보 2017.12.10 11:38
지난 4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 예인된 낚싯배 선창1호에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부서진 선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 예인된 낚싯배 선창1호에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부서진 선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인천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사고로 15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급유선 명진15호와의 추돌사고 후 벌어진 일인데 먼바다도 아닌 우리 연안에서의 참사였다.
 

15명 사망자 낸 영흥도 참사 계기 보완해야
"신속한 출동능력 갖출 거점화 필요"
"중국어선 단속업무 초점에 구조업무 취약"
"낚싯배 규제하고, 민간구조 전문성 키워야"


세월호 사고 당시 늑장 출동과 허술한 구조체계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해경은 이번 영흥도 사고 대응과정에서 달라진 모습을 전혀 보여 주지 못했다. 오히려 고속보트가 없어 육지로 이동하는 촌극을 연출했는가 하면, 고속단정이 민간 선박 7척과 한데 묶여 있는 바람에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여실히 드러난 구조·현실적 문제점 등을 하나하나 보완해 다시는 이번 영흥도 낚싯배 사고와 같은 참사를 막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8일 오전 인천 북항부두에 정박된 급유선 명진15호. 배 선수에 충돌 흔적이 남아있다. 최모란 기자

8일 오전 인천 북항부두에 정박된 급유선 명진15호. 배 선수에 충돌 흔적이 남아있다. 최모란 기자

 

해양경찰청 차장을 지낸 윤혁수 부경대(해양생산시스템 관리학부) 초빙교수는 우선 신속한 출동이 불가능한 구조에 주목했다.
 
윤 교수는 “해경 파출소(출장소 포함)의 거점화가 제대로 이뤄져 있지 않다 보니 신속한 출동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육상에서 발생한 위급상황 시 구조구급을 담당하는 119안전센터와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해경의 경우 파출장소가 너무도 띄엄띄엄 배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위치상 문제에 장비·인력마저 열악까지 한 게 우리 해경의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평현 전 제주해양경비안전 본부장 역시 아무리 잘하려 해도 잘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긴급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데다 인력·장비마저 열악하니 이런 비극은 언제든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4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해양경찰 등 관계자들이 낚싯배 선창1호를 현장감식하고 있다. 선창1호는 전날 오전 영흥면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승선원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해양경찰 등 관계자들이 낚싯배 선창1호를 현장감식하고 있다. 선창1호는 전날 오전 영흥면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승선원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연합뉴스]

 
해경 업무의 무게추를 경비에서 구조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해경 전 고위간부는 “중국어선의 단속·경비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대형 선박 구매 등 경비업무에만 예산이 배정·지원돼왔다”며 “그 사이 당장 일반 시민들 위한 구조·구급 쪽은 소외 받아왔다”고 밝혔다.
 

김길수 한국해양대(해사수송과학부) 교수는 정부의 예산지원 관심을 요청했다. 
 
김 교수는 “이번 사고 구조 과정을 짚어 보면서 지금의 대응태세나 구조 방법의 후진성이 세월호 이전과 이렇게 차이가 없을 수 있는지 한숨이 나온다”며 “육상에서 불과 1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서 수심도 크게 깊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해경의 안전 확보를 지원하는 데 인색했던 기획재정부도 안전사고에 한몫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경찰이 4일 오전 사고 해역과 가까운 인천시 옹진군 선재도 해안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4일 오전 사고 해역과 가까운 인천시 옹진군 선재도 해안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낚싯배 규제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엄태환 을지대(응급구조학과) 교수는 “10t 미만의 낚싯배 같은 경우 동일 무게의 유람선 등 다른 선박에 비해 규정이 느슨하다. 이에 승선 인원도 많다 보니 사고 시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수사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추돌사고를 낸 선박 측에서 낚싯배가 앞서 운항 중이라는 걸 알았다고 하는데 너무나 안이하게 대처했다. 선박 운항자에 대한 안전의식을 강화할 교육시스템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경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낚시어선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는 방안을 해수부에 공식 요청한 상태다. 낚시업만을 전문으로 하는 ‘낚시전용업’을 새롭게 만드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해경의 업무에 포함된 구조·구급 분야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의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해결방안으로 제기됐다. 
 
최정호 한국해양대(해양경찰학과) 교수는 “통계상 바다 위 구조 횟수는 해경보다는 민간이 훨씬 많다”며 “구조 업무 외에 경비, 수색, 오염방지 등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민간해양구조 조직을 활성화 시키는 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세종=김민욱·신진호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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