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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수에만 사는 토종 산천어 국내 첫 115마리 부화 성공 비결?

중앙일보 2017.12.10 09:43
토종산천어 부화 과정. [사진 경상북도]

토종산천어 부화 과정. [사진 경상북도]

1급수 강에만 서식하는 송어의 일종인 산천어(山川魚)는 우리나라의 토종 민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토종이라는 말을 산천어 앞에 붙이지 못하고 있다. 진짜 토종산천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본산이나 러시아산 교잡종이 대부분이다. 양식을 위한 일본산, 러시아산 발안란이 무차별 유입된 게 그 이유다. 독창적이고 일률적으로 보급이 가능한 건강한 토종산천어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경북 민물고기연구센터 토종 산천어 115마리 부화
일본·러시아산 교잡종이 대부분. 토종 거의 없어
강원도 DMZ 계곡 뒤져 토종 치어 55마리 채집

칠성장어와 꼬치동자개도 증식 사업 진행 중
꼬치동자개는 '빠가사리'로 불리는 천연기념물

이런 가운데, 순수 혈통 우리나라 토종산천어(山川魚)가 부화해 눈길을 끈다. 경상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는 10일 국내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토종산천어 115마리를 국내 최초로 부화 성공했다고 밝혔다. 
 
토종산천어 부화에 앞장 선 서영석(50) 경상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 박사. [독자제공]

토종산천어 부화에 앞장 선 서영석(50) 경상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 박사. [독자제공]

토종산천어는 교잡종 산천어와 외형적으론 구분이 어렵다. 하지만 일본·러시아 산천어와는 뚜렷하게 다른 순수 유전자형을 가졌다. 채란에 이용된 산천어는 2014년과 2015년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오소동·고진동·송현천 계곡에서 채집한 치어 55마리다. 잡종이 섞이지 않은 자연 상태의 순수 치어들이다.  
 
2014년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비무장지대에서 토종산천어 집단서식지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었다. 비무장지대는 민간인 출입이 제한돼 교잡종 산천어 방류 기록이 없는 곳이다. 공단 측은 실제 유전학적 분석결과 이 지역의 산천어가 우리나라 토종산천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었다. 
 
토종산천어 부화 과정. [사진 경상북도]

토종산천어 부화 과정. [사진 경상북도]

경상북도는 이들 치어를 실내수조에 적응시켰다. 3년을 사육했다. 이중 건강하게 자란 산천어 24마리 중 암컷 3마리와 수컷 2마리를 다시 골라내 1022개의 수정란을 얻었다. 부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수정란을 빼고, 최종 115마리의 건강한 토종산천어를 부화시킨 것이다. 부화한 토종산천어는 현재 1.5~2㎝ 크기다. 2년 정도 지나면 30㎝ 이상 자란다. 
 
토종산천어 부화는 서영석(50·경상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 연구개발팀장) 박사가 중심이 돼 진행됐다. 그는 "수온을 15도에서 18도 유지하는 등 철저한 관리를 하지만 양식 산천어(부화율 80%)보다 부화율이 떨어진다. 약 10% 수준이다"며 "100여 마리 토종산천어가 성공적으로 부화한 만큼 이를 잘 키워 토종산천어 대량 보급에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화천산천어축제. [중앙포토]

화천산천어축제. [중앙포토]

토종산천어 부화 과정. [사진 경상북도]

토종산천어 부화 과정. [사진 경상북도]

백상립 경상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소장은 "부화성공은 우리나라도 토종산천어 종 보존과 보급을 위한 토대가 마련된 쾌거다"며 "지속적인 연구로 토종산천어 치어의 대량생산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산천어는 연어목 연어과다. 물이 맑고 차며 용존산소가 풍부한 최상류에 서식한다. 바다 송어 형태이지만 바다에 내려가지 않고 담수 역에 평생 산다. 수서곤충을 먹고 산다. 다 자라면 몸길이가 30㎝ 이상 된다. 
 
동자개. [중앙포토]

동자개. [중앙포토]

토종산천어를 부화시킨 경상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 측은 멸종위기종인 칠성장어(七星長魚) 증식과 천연기념물인 꼬치동자개 증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식용이 가능한 칠성장어는 몸 옆에 일곱 쌍의 아가미구멍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기에 강으로 올라가는 회귀성 어류이다. 센터 측은 경북 울진 왕피천을 중심으로 어미 칠성장어 찾기가 한창이다. 
 
식용장어. [중앙포토]

식용장어. [중앙포토]

꼬치동자개는 어미 꼬치동자개를 이미 구해 연구실에서 한창 키우고 있다. 낙동강 수계에 주로 사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알려진 꼬치동자개는 야행성이며 가슴지느러미 관절을 이용해 빠각빠각 소리를 내기 때문에 '빠가사리'라고도 불린다. 천연기념물 제455호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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