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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쓰는 양효진-김세영, 여자배구 현대건설의 힘

중앙일보 2017.12.10 07:40
양효진의 높이는 현대건설의 원동력이다.

양효진의 높이는 현대건설의 원동력이다.

"중앙은 믿고 갑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의 말처럼 믿고 쓰는 미들블로커진이다. 여자배구 현대건설이 양효진(28)-김세영(36) 미들블로커 듀오를 앞세워 고공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18 V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GS칼텍스를 3-0(25-21, 25-16, 25-21)으로 이겼다. 현대건설이 자랑하는 미들블로커의 위력이 120% 드러난 경기였다. GS칼텍스는 리시브 정확(세트당 10.67개)과 디그(25.00개)에선 각각 6.33개, 24.33개를 기록한 현대건설에 우세를 보였다. 서브에이스도 3개로 같았다. 하지만 블로킹에선 무려 16-3으로 현대건설이 압도했다. 양효진이 6개, 김세영이 4개를 잡아낸 덕분이었다. 20득점한 양효진은 최근 3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기록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가운데에서 밀렸다"고 완패를 시인했다.
 
올시즌 현대건설의 블로킹은 역대급이다. 세트당 3.391개로 최하위 흥국생명(1.537)의 2배를 넘는다. 배유나-정대영이 버티는 도로공사(2.681개)도 압도한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세트당 평균 블로킹이 3개를 넘은 여자부 팀은 없다. 지난해 현대건설이 세운 2.769개가 역대 최고였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도 "지난해보다 블로킹은 더 좋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온다. 양효진과 김세영이 있는 미들블로커는 믿고 가는 부분"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공격을 시도하는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김세영(오른쪽). [한국배구연맹]

공격을 시도하는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김세영(오른쪽).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은 양효진과 김세영, 190㎝ 듀오를 중심축으로 하고 있다. 특히 김세영이 이적해 온 뒤엔 한 번도 팀 블로킹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올시즌 주전 세터로 발돋움한 이다영(179㎝)이 가세했다. 세 선수는 각각 블로킹 1, 3, 6위를 달리고 있다. 양효진도 올시즌 현대건설의 높이를 실감하고 있다. 그는 "세영 언니가 팀에 온 뒤 더 좋아졌다. 언니에게 '평생 같이 가자'는 이야기도 했다"고 웃었다. 이어 "다영이가 득점을 해주니까 더 강하다. 공격적인 배구를 하는 요즘 흐름에 맞는 것 같다. 2인 블로킹을 뜰 때도 반대쪽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내 쪽만 막는다"고 했다.
 
여자배구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과 세터 이다영. 용인=최승식 기자

여자배구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과 세터 이다영. 용인=최승식 기자

높이를 중심으로 현대건설은 시즌 초반부터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1라운드를 1위로 마쳤던 현대건설은 도로공사에게 선두를 내줬다. 하지만 GS칼텍스전 승리로 8승4패(승점 24)가 되면서 도로공사(8승4패·승점 26)를 승점 2점 차로 추격했다. 양효진은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나도 모르게 인상을 썼다. '내려놓아야지'란 생각을 하는데 승패에 있어서는 잘 안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도로공사를 딱히 신경쓰진 않는다. 그럴 떈 아니다. 사실 최근에 좀 답답했다. 이길 수 있을 거 같은데 졌기 때문이다"라며 "요즘은 전력평준화가 되서 쉽게 이기는 팀은 없지만 우리가 못 이길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효진 '어이쿠'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경기. 한국 양효진이 어렵게 공을 넘기고 있다. 2017.7.21   xanad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양효진 '어이쿠'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경기. 한국 양효진이 어렵게 공을 넘기고 있다. 2017.7.21 xanad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양효진은 지난 8월 아찔한 경험을 했다. 국가대표에 선발돼 출전한 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 카자흐스탄과 경기 도중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일어나려고 애를 쓰던 양효진은 끝내 들것에 실려 코트를 나왔다. 결국 대회를 모두 마치지 못하고 입국했다. 비시즌에도 쉬지 못하고 뛰면서 16-17시즌부터 그를 괴롭힌 허리 부상이 도진 것이었다. 양효진은 "조금이라도 쉬는 기간이 있으면 좋은데 비시즌에도 풀로 뛰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나이도 들어서 이렇겐 안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양효진은 "보강운동을 정말 많이 하고 있어 지금 상태는 괜찮다. 언제 내 몸이 다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깨, 무릎도 불편하지만 모든 선수가 그 정도 부상은 있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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