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밥상 차리는 중국 남자

중앙선데이 2017.12.10 01:00 561호 31면 지면보기
외국인의 눈
배우 추자현의 중국인 남편 ‘우블리’ 위쇼우광(于晓光, 우효광)의 날로 높아지는 인기 때문에 “중국 남자 진짜 다 그렇게 다정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특히 위쇼우광의 아버지가 예능 프로그램에 잠깐 등장해 수준 높은 요리 솜씨를 보여 준 이후부터 “중국 남자들이 나이 불문하고 그렇게 요리 잘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남자가 집에서 밥상 차리는 것이 신기한 일인가? 물론 중국에서도 여자가 집안일을 다 하는 가정은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남자가 요리하는 집이 체감상 70~80%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럼 왜 중국 남자들이 요리를 잘할까?
 
우선 맛 때문이다. 미식가들은 본인 입에 맞는 음식이 먹고 싶으면 결국 요리하게 된다. 요리의 맛을 중요시하는 남자들에겐 본인이 선호하는 메뉴, 조리 기구 등을 직접 골라 요리하는 게 행복한 일이다.
 
둘째, 요리실력으로 남성의 다정하고 가정적인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소파에서 앉아 TV만 보는 남편, 그리고 집안일과 요리를 다 하는 남자 둘 중에서 고르라고 하면 대부분 여성은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미혼 남성들이 요리 못하면 여자 사귀기 어렵다는 말을 하고 다니기도 한다.
 
셋째, 독립성 때문이다. 지금의 이삼십대 남녀는 보통 외동인 경우가 많은데 맞벌이하는 부모가 모두 밖에서 일할 때 혼자 집에서 요리해서 먹지 않으면 굶게 되는 게 현실이다. 자라면서 요리라는 생존능력을 습득한 남성들은 결혼하고서도 계속 밥상을 책임진다.
 
한국에서도 요즘 요리하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요섹남(요리를 잘하는 섹시한 남자)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요리나 집안일은 여자 몫인데 남편이 ‘돕는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남녀가 공동으로 꾸린 가정은 모두에게 공평한 편안한 안식처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성들의 육아휴직, 정시퇴근, 유연 근무제 등을 확대하려는 한국 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왕웨이
김종학프로덕션 PD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