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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립] 모든 맛집이 다 있다 논현동의 숨은 매력

중앙일보 2017.12.10 00:01
요즘 뜨는 동네? 맛집 거리다. 서울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 등은 모두 이 집 저 집 옮겨다니며 밥 먹고 차 마시고, 또 디저트 즐기는 게 가능한 맛집 동네다. 이런 도심 핫플레이스를 즐길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할 ‘푸드트립’, 이번엔 서울 논현동이다. 

청담 스타일 파인 다이닝부터
왁자지껄 먹자골목까지
내놓기 무섭게 매진되는 디저트 가게도

 
"논현동에 맛집이 있어?" 약속 장소를 정할 때 논현동을 제안하면 대부분 이런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논현동에 있는 식당 이름 몇 개만 나열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밍글스·일치·소풍집·우나스·꼼다비뛰드·한신포차·배꼽집 등등 말이다. 이처럼 이름만 대도 알만한 맛집이 모두 논현동에 있다. 논현동은 행정구역상 학동사거리에서 지하철 3호선 신사역, 9호선 신논현역, 9호선 선정릉역을 꼭짓점 삼아 이어지는 사각형 모양으로 둘러쌓여 있다. 지도로 보면 자로 잰듯 반듯해보이지만 안쪽은 크고 작은 언덕들로 이뤄져 있다. "강남에 이런 동네가 있었나" 싶을 만큼 조금만 걸어도 숨이 턱턱 찰 정도의 경사진 언덕길도 많다.
논현동은 1960년대까지 논밭뿐이었다. 좌우에 논밭이 있고 가운데에 높은 고개가 있어 논고개, 한자로 논현(論峴)이라 한 데서 유래했다. 지금은 물론 과거의 이러한 모습은 간데 없다. 강남대로·봉은사로·도산대로·언주로 등 주요 도로가 관통하는 교통의 요지로 완전히 바뀌었다. 어디 이뿐인가. 그리고 블록마다 동네 분위기가 크게 바뀐다. 청담동 파인다이닝(고급식당) 부럽지 않은 세련된 레스토랑부터, 트렌디한 디저트 가게, 시끌벅쩍한 먹자골목까지 다양하다. 다양한 매력을 품은 논현동을 둘러봤다. 사각형 모양 논현동의 한 꼭짓점인 학동사거리에서 시작해 또 다른 꼭짓점 신논현역으로 이어지는 대각선 길을 따라 투어를 진행하면 식사와 디저트 모두 훌륭하게 즐길 수 있다.  
논현동 이디야커피랩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공연도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열린 재즈 공연. [사진 이디야]

논현동 이디야커피랩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공연도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열린 재즈 공연. [사진 이디야]

 
같은듯 다른 청담동 분위기
논현동 푸드트립은 현대모토스튜디오가 있는 도산공원 교차로에서 학동사거리로 이어지는 큰 길가에서 우아한 점심 식사를 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이웃한 청담동과는 닮은듯 다르다. 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유동인구가 적어 확실히 한적하다. 하지만 청담동 못지 않은 세련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미쉐린(미슐랭) 가이드에서 2년 연속 별을 받은 모던한식당 '밍글스'가 대표적이다. 원래 청담동에 자리했던 밍글스는 2016년 봄 논현동 삼성플라자 뒤편으로 이전했다. 지난 8월 문을 연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도 있다. 도산공원교차로에서 서울세관쪽 안쪽 골목에 자리한 이곳은 남양유업이 도산대로 건너편 호림아트홀에서 운영하던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프리아니'를 리뉴얼한 브랜드다. 도심 속 정원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와 신선한 한식 재료로 만든 이탈리안으로 오픈 2개월 만에 입소문이 나 2~3일 전 예약해야 할 만큼 인기다. 
세련된 인테리어로 꾸민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 [사진 일치]

세련된 인테리어로 꾸민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 [사진 일치]

이 근방에서 디저트도 해결할 수 있다. 요즘 뜬다는 곳엔 반드시 있다는 디저트 가게가 당연히 여기도 있다. 바로 CGV 맞은편 '우나스'다. 이곳을 처음 찾는 사람들은 헤매기 쉽다. ㅁ자형 건물인 SB타워 구석에 있기 때문이다. 큰길에서 들어오면 SB타워 안에 자리한 '알로하테이블'이 보이는데 여기에서 왼쪽에 있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2층에서 내린다. 다시 왼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우나스'가 보인다. 매장 오른쪽은 베이킹수업을 하는 스튜디오가, 입구가 있는 왼쪽은 디저트 카페로 운영한다. 오후 4시면 인기있는 디저트 대부분 팔려나가고 없으니 점심식사 후 서두르거나 아니면 아예 오전 11시30분 오픈 시간에 맞춰 가는 게 좋다. 
 
빵 떨어지기 전에 달려가야 
우나스 말고 좀더 색다른 빵집이나 디저트 가게를 찾는다면 학동사거리에서 신논현역으로 이어지는 대각선의 중간 지점 쯤으로 향하면 된다. 디저트집 말고도 좀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밥집도 있다. 
골목에 자리한 136길 육미. 식사 메뉴와 함께 술 안주를 판다. 송정 기자

골목에 자리한 136길 육미. 식사 메뉴와 함께 술 안주를 판다. 송정 기자

도산공원교차로에서 임피리얼팰리스호텔 쪽으로 큰길을 따라 500m 정도 걸어가면 왼쪽에 우리은행이 나오는데 그옆으로 난 언덕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매장 입구 앞 초록색 칠판에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로 만든 메뉴를 적어놓은 '136길 육미'가 있다. 다양한 재료를 넣어 가마솥에 지어 솥째 내는 솥밥부터 명란크림우동, 밥 대신 메밀을 넣어 만 메밀김밥 등 독창적인 메뉴가 많다. 
주택가 언덕 위에 자리한 빵집 꼼다비뛰드 입구. 오전 11시에 빵이 나오는데 오후 2~3시면 다 팔릴 만큼 인기다. 송정 기자

주택가 언덕 위에 자리한 빵집 꼼다비뛰드 입구. 오전 11시에 빵이 나오는데 오후 2~3시면 다 팔릴 만큼 인기다. 송정 기자

이제 본격적으로 빵을 사러 갈 차례. 프랑스 빵집 '꼼다비뛰드'다. 육미에서 나와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을 지나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작은 사거리 코너에 하얀색 벽과 파란색 문이 돋보이는 작은 가게 '꼼다비뛰드'가 나온다. 프랑스와 일본에서 유학한 셰프가 매일 오전 11시 갓 구운 빵들로 진열대를 채우지만 오후 2~3시면 다 팔려나간다.
'이디야커피랩' 입구. 앞에 서면 안에서 직원이 매번 문을 열어주며 인사를 한다. [사진 이디야]

'이디야커피랩' 입구. 앞에 서면 안에서 직원이 매번 문을 열어주며 인사를 한다. [사진 이디야]

여유롭게 앉아 커피와 빵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이곳보다는 '이디야커피랩'을 추천한다. 동네마다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굳이 가라고? 뭘 모르는 말씀. 크리스마스 리스와 사슴으로 꾸민 입구에 서면 안에서 직원이 매번 문을 열어주며 인사를 건낸다. 1·2층 1650㎡(500평) 규모의 넓은 매장에선 당일 구운 빵과 케이크, 다양한 커피를 판매한다. 이곳에서 인기를 끈 메뉴는 전국 2000여개의 이디야 매장에서 출시한다. 지난 여름 인기를 끈 '니트로커피'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최정화 이디야커피 R&D센터 부장은 "이곳은 이디야커피의 심장과 같은 공간"이라며 "이디야커피의 연구공간을 고객에 개방하고 그 결과물을 공유하는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커피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커피와 빵을 맛볼 수 있는 '이디야커피랩'. 내부가 넓은데다 1 ,2층으로 나뉘어 있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 [사진 이디야]

다양한 커피와 빵을 맛볼 수 있는 '이디야커피랩'. 내부가 넓은데다 1 ,2층으로 나뉘어 있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 [사진 이디야]

 
해 지면 문 여는 먹자골목
해가 지면 신논현역부터 7호선 논현역 뒷쪽 골목에 자리한 논현역 먹자골목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이곳 식당은 대부분 오후 5시부터 문을 연다. 초행길이라면 이디야커피랩에서 언주역으로 와서 큰길로 걸어가는 게 좋다. 언주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신논현역이 나오는데 한 블록 안쪽으로 들어가면 논현역까지 800m 거리엔 다양한 식당이 빼곡하게 들어서있다. 1993년 백종원씨가 쌈밥집을 연 이후 백씨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가 19개 점포를 운영하며 백종원 거리로 불렸지만 지금은 실내 포장마차 '한신포차'와 우삼겹전문점 '본가'만 남아있어 백종원 거리로 불리지 않는다. 
지난 6일 논현동 먹자골목을 찾았다. 눈이 내리는 날씨에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당을 찾아가고 있다. 송정 기자

지난 6일 논현동 먹자골목을 찾았다. 눈이 내리는 날씨에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당을 찾아가고 있다. 송정 기자

이곳에서 나름 터줏대감으로 꼽히는 곳이 있다. 한신포차에서 200m 정도 논현역 방향으로 걸어가면 요리사 모자를 쓴 아이 사진이 보이는 '갯벌의진주'다. 2002년 문을 연 이곳은 신선한 조개로 만든 구이와 찜을 찾아오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다시 400m정도 걸어가면 왼쪽에 '토영자갈치곰장어'가 있다. 술좀 먹는다는 애주가들 사이에선 유명한 가게로 소금과 양념 곰장어가 대표 메뉴다. 이외에도 2000년대 초반 가요가 흘러나와 발길을 잡는 '임창정의 소주한잔', 식사나 해장용으로 좋은은 '강남순대' 등 맛집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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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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