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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숨진 경찰 순직 인정해달라” 청원 글 올린 아버지

중앙일보 2017.12.09 20:24
순직 경찰관 영결식 자료사진(왼쪽), 최모(30) 경장의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 [프리랜서 공정식,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순직 경찰관 영결식 자료사진(왼쪽), 최모(30) 경장의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 [프리랜서 공정식,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파출소에서 근무하다가 갑자기 숨진 경찰관의 순직이 인정되지 않자 경찰관의 아버지가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냈다.
 
9일 경북 포항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고(故) 최모(30) 경장의 아버지는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들 순직을 인정해주고 위험한 직무에 종사하다가 숨진 경찰관·소방관의 순직을 심사할 때 위험직무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제도를 개선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최 경장은 지난해 경찰에 입문한 뒤 포항 북부경찰서에 발령받았다. 그는 지난 9월 26일 오전 3시 15분쯤 포항 죽도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중 갑자기 코에서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전날 오후 6시 30분부터 야간 근무를 하며 폭행사건으로 출동했다가 오전 1시부터 숙직실에서 쉬던 중이었다.
 
특별한 지병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신체가 건강해 아무도 갑작스럽게 최 경장이 숨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은 잦은 야간 근무와 주취 민원 등으로 육체적, 심리적 스트레스가 많은 업무 특성과 대기근무 중 사망한 점을 고려해 사망 당시 계급인 순경에서 1계급 특진을 추서하고 공로장을 헌정했다. 또 유족과 함께 공무원연금공단에 순직 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달 22일 공무 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의학적으로 공무상 과로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순직을 승인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이에 아버지 최씨는 청원 글을 통해 “경찰관이 된 지 겨우 1년이 지난 아들이 야간근무하러 간다더니 싸늘한 주검이 되어 나타난 현실을 지금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순직 승인을 받기 위해 부검해야 한다는 말에 아내에게 비밀로 한 채 부검을 허락했는데 부검 결과 사인은 ‘내인사, 해부학적으로 불명’으로 나왔다. 공무원연금공단은 구체적 사실에 대한 충분한 확인도 없이 부검감정서만으로 우리 가족을 쓰러지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동정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들이 국가를 위해 일하다가 순직한 경찰관으로 기억되고 명예를 찾을 수 있도록 해달라”며 “시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모든 경찰관과 소방관 일이기도 한 만큼 국가는 이들 사망에 대해 순직 인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8일 이와 관련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무원연금공단 재해보상실을 방문한 결과 공단 측에서도 너무 안타까운 경우라서 유족과 경찰서 측에 재심 신청을 권고했다”며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1월 국회에 제출한 ‘공무원재해보상법’에 대한 국회 심의가 지연되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표 의원은 “재심 진행 상황 및 결과를 예의주시하겠다”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행정법 심사 위원들이 공무원재해보상법 심의의결에 속도를 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이 사안이 누군가 특정인의 고의나 과실에 의한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과 제도, 관행의 문제며 바로잡고 개선해야 하는 문제라고 판단한다”며 “앞으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소방 등 위험직무 종사 공무원들의 근무여건과 처우 및 복지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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