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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 시험 안 보고 자동 자격증 … 변호사 56년 누린 권리 사라졌다

중앙일보 2017.12.09 01:36 종합 2면 지면보기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방청석에 있던 이창규 한국세무사회 회장(왼쪽 사진 셋째) 등이 기뻐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방청석에 있던 이창규 한국세무사회 회장(왼쪽 사진 셋째) 등이 기뻐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부여되는 세무사 자격을 폐지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이 8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세무사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세무사법 개정안은 재석 247명 중 찬성 215표, 반대 9표, 기권 23표로 통과됐다.
 

세무사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세무사회 “세무사 숙원 이뤄 벅차”
변협 “위헌법률 … 무한 투쟁할 것”

이 개정안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세무사·변리사 등의 자격을 별도의 시험 없이 자동으로 취득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라 발의됐다. 변호사가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갖게 된 것은 1961년 세무사법 제정 당시부터다.
 
세무사회는 그동안 전문성이 없는 변호사가 세무사 자격을 부여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반발해왔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를 통해 세무 업무까지 처리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국회 관계자는 “두 단체가 국회에서 각각 로비를 벌이며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오른쪽 둘째) 등은 국회 앞에서 개정안에 반대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이날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오른쪽 둘째) 등은 국회 앞에서 개정안에 반대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법이 통과된 후 성명서를 내고 “개정 세무사법은 변호사 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고 국민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으로서 위헌 법률”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 등은 이날 국회의사당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변협은 또 회원들에게 “개정 세무사법이 폐기되는 그날까지 무한 투쟁을 전개하겠다. 적극 동참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세무사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세무사들의 숙원이 이뤄져 가슴 벅차다”고 밝혔다.
 
현재 2003년 개정된 세무사법에 따라 2004년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이들은 자격은 있어도 세무사협회에 등록하지 못해 세무 대리 업무를 하지 못한다. 하지만 2003년 실시된 제45회 사법시험 합격자와 그 이전 합격한 변호사들은 세무사로 등록해 활동할 수 있다.
 
세무사법 개정안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되지 않았지만 국회 선진화법 규정을 통해 본회의에 곧바로 올라가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국회법 86조는 법사위가 이유 없이 법안이 회부된 날부터 12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은 경우 해당 법안의 소관 상임위 위원장이 간사 간 협의를 통해 국회의장에게 해당 법안의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지난달 17일 법사위에 계류된 세무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부의해 달라고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요청했다.
 
이날 통과된 세무사법 개정안과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들은 16대 국회였던 2003년 이후 매번 발의됐지만 그때마다 국회 법사위 관문을 넘지 못했다. 율사 출신 의원이 많은 법사위가 이 개정안을 탐탁지 않게 여겼기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
 
한편 아이코스와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지방세를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방세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담배소비세율을 20개비당 현재 528원에서 897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이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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