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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잘 나가던 국민의당, 다시 악재..."불에 기름 끼얹었다"

중앙일보 2017.12.08 17:26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다시 악재를 만났다.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지난 2008년 10월 주성영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제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100억 비자금 조성 의혹의 제보자라는 언론 보도가 나면서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당 긴급 최고위원ㆍ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안철수 대표가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당 긴급 최고위원ㆍ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안철수 대표가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박주원 당 최고위원, DJ 비자금 조성 의혹 제보자" 주장 제기
박 최고위원 "김 전 대통령 비자금이라고 한 적 없다"
당, 비상 의원총회 열어 대책 마련 고심
9일부터 호남행 안철수 측 대응책 고심
박지원 "호남 방문 일정 취소해라"

이날 경향신문은 ‘사정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명박 정부 출범 초인 2008년 10월 주 전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폭로한 ‘김 전 대통령의 100억 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사본 자료의 출처가 박 최고위원이라고 보도했다. 검찰 수사관이던 박 최고위원이 2006년 해당 자료를 주 전 의원에게 제보했고, 이를 토대로 폭로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해당 의혹은 검찰 수사에서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주 전 의원은 명예훼손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벌금 300만원 형이 확정됐다.
 
박 최고위원은 해당 의혹에 대해 “십수 년 전 이야기로 그렇게 소설을 쓰면 어떻게 하라는 건가”라며 “의도를 갖고 나를 괴롭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전 의원과 검사와 수사관으로 정보교환 차원에서 ‘시중에 주인을 알 수 없는 CD가 많으니 살펴봐라’고는 했지만, 그 CD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것이라고 특정해서 말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주 전 의원은 이날 “저는 엮이고 싶지 않다”고만 했다.  
 
국민의당은 비상이 걸렸다. 우선 시점이 문제다. 국민의당은 최근 예산안 협상에서 호남 예산을 대폭 증액하며 주가를 올렸다. 
안 대표도 9일부터 전남 목포를 시작으로 2박 3일간 호남 지역을 찾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 민심을 자극할 수 있는 악재를 만났다. 
박지원 의원은 “DJ 이념과 정책을 이어가는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이런 일에 연루되었다면 본인의 고백과 통렬한 반성이 있었다면 이해할 수 있으나 은폐했다면 용서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이날 의총에서는 박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직 사퇴 등의 문제에서 당이 선제적으로 나서야 했다는 주장이 많았다고 한다. 
박주선 의원은 “사실이라면 지도부 입장에서 대국민 사과도 해야한다”며 “우리 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 당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 처리하느냐에 따라 당이 백척간두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은 국정조사까지 언급했다.  
 
안 대표는 측근이던 최명길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이어 다시 악재를 만났다. 박 최고위원은 바른정당 적극적인 통합파로 분류됐다. 통합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그동안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탈호남이라며 반대해왔다. 박 최고위원이 DJ의 비자금 조성 의혹 폭로에 관여했다는 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호남 민심의 이반이 더 커질 수 있다.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이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박지원 전 대표의 "우리 당에도 이유식을 하나 사오려고 한다"는 발언과 관련해 이유식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하며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이 지난달 27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박지원 전 대표의 "우리 당에도 이유식을 하나 사오려고 한다"는 발언과 관련해 이유식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하며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안 대표 측도 일단 사실관계 파악 등을 한 후 적극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공소시효가 지났더라도 사안 성격이 덮어둘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며 “(당시 박 최고위원의 제보가) 정치적 음해를 가진 의도였는지 밝혀야 하고, 사실임이 확인되면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박지원 의원 등을 중심으로 “상황이 이런데 안 대표가 호남을 찾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며 “만약 불상사가 난다면 안 대표에게도 우리 당에도 영향이 크기 때문에 호남 방문을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대검찰청 정보기획관실에서 근무하다 2005년 퇴직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기 안산시장을 지냈고, 이후 국민의당 창당 때 국민의당으로 넘어왔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 때는 안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후에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적극 주장하며 친안철수계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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