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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의원 성추문 사퇴 연설 "더 심한 트럼프는 그대론데"

중앙일보 2017.12.08 09:48
앨 프랭큰 상원의원. EPA/MICHAEL REYNOLDS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앨 프랭큰 상원의원. EPA/MICHAEL REYNOLDS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미국 민주당 앨 프랭큰 상원의원이 7일(현지시간) "몇주 내로 의회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코미디언 겸 작가로 활동하던 2006년 모델 출신 앵커 리앤 트위든을 성추행한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같은 당 존 코니어스 하원의원(미시간)이 성추문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지 불과 이틀만이다.
 

앨 프랭큰 상원의원 성추문으로 사퇴 선언
11분간 사임 연설서 트럼프, 로이 무어 비판

트위든은 미군위문협회 공연단을 이끌던 프랭큰이 자신을 강제로 껴안고 입 맞추는 등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나아가 프랭큰 의원은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군용기에서 잠든 트위든의 가슴을 만지는 듯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은 온라인에서 퍼져나갔다. 이후에도 예비역 여군 스테파니 캠플린 등이 성추행 고발에 합류하면서 피해자는 예닐곱명으로 늘었다. 
미군위문협회 공연단 시절의 앨 프랭큰과 리앤 트리든. [AP=연합뉴스/미군 제공]

미군위문협회 공연단 시절의 앨 프랭큰과 리앤 트리든. [AP=연합뉴스/미군 제공]

 
민주당 동료 의원들조차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압박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프랭큰 의원은 이날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11분간 사퇴 연설을 하면서 더 심각한 성추문에 휩싸이고도 물러나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로이 무어 상원 후보를 비난했다.
 
"자기 성추행 경험담을 떠벌리는 녹음테이프를 남긴 남자는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있고, 어린 소녀들을 반복적으로 괴롭힌 남자는 자기 정당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상원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건 사실 좀 아이러니하다."
 
프랭큰 의원은 기한이 한참 지난 일이며, 몇몇 혐의는 진실이 아니고 나머지는 자신의 기억과는 다르다며 혐의를 거부했다.  
 
"지난 몇 주간 나를 다르게 묘사한 사진이 퍼져나간 걸 알고 있지만, 그건 진정한 내가 아니다. 상원의원으로서 의회의 명예를 해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음을 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알고 있다."
 
프랭큰 의원의 측근에 따르면 사퇴 시한은 이달 말 때쯤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의 세금 법안이나 '드리머'에 대한 법안 등을 처리하고 물러나겠다는 의미다. 프랭큰 의원의 성추문 건을 의회 윤리위원회에 공식 회부할 경우 결정이 나기까지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었다.
 
민주당 에이미 클로부셔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옳은 결정"이라면서 "미국 의회를 포함한 모든 일터에서 우리는 괴롭힘과 직권남용의 도전에 직면해야 한다. 어떤 것도 쉽거나 즐겁지 않지만 우리는 직장 문화와 다른 사람을 다루는 방식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걸 알아채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 무어 공화당 상원 후보. [AP=연합뉴스]

로이 무어 공화당 상원 후보. [AP=연합뉴스]

로이 무어 공화당 상원 후보는 40년 전 검사 시절 미성년자들을 성추행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추문에 휩싸였다. 피해자들이 줄줄이 고발 대열에 합류했고, 후보 사퇴 압력도 받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지지 선언을 하면서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추락하던 지지율도 트럼프의 지원 이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대선 기간 여성의 은밀한 부위를 잡았다며 자랑하는 음성 녹음이 공개되는 등 성추문에 휩싸였으나 무사히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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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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