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당의 "민주당 2중대" 비판에...국민의당 "멸종할 공룡" 맞불

중앙일보 2017.12.07 14:52
예산안 통과 이후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간에 정체성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당은 국민의당을 “더불어민민주당 2중대”라고 했고, 국민의당은 한국당을 “멸종한 공룡”에 비유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밀실거래식 협상 태도에 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예산안과 개헌, 선거구제 개편을 놓고 뒷거래를 한 최악의 선례 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자기 정체성에 대해 민주당 2중대 정당인지 아닌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회주의식 좌파 포플리즘 예산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당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홍 대표는 전날 최고위회의에서 “국민의당은 ‘위장 야당’으로 막판에 가서 언제나 뒷거래로 여당 행세를 할 바에는 차라리 (민주당과) 합당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나서는 것이 옳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12.7   uwg80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12.7 uwg80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국민의당도 반격에 나섰다. 전날 안철수 대표는 홍 대표의 ‘위장야당’ 발언에 대해 “우리는 위나 장과 같은 소화기 계통이 아니라 중추신경계, 중추 야당”이라고 반박했다.. 이날은 김동철 원내대표가 나서 “여당에 뺨 맞고 국민의당에 화풀이하는 역대급 적반하장”이라며 “반대를 위한 반대 정당, 무능한 공룡정당이라는 국민의 악평이 끊이지 않는다. 공룡이 왜, 어떻게 역사에서 사라졌는지 되새겨보기를 충고한다”고 말했다.  
 
양순필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보이콧을 밥 먹듯이 하는 한국당과 입만 열면 막말을 내뱉는 홍준표 대표를 보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한 공룡을 보는 것 같다”며 “다당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자한당사우르스’는 결국 멸종할 것이란 경고를 한국당과 홍 대표는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원내에서 민주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한국당 내에서는 “결국 국민의당이 민주당 편을 들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이번 예산안 때도 공무원 증원 반대 등에서 국민의당과 공동보조를 맞추며 여당을 압박했지만, 결국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공조를 시작해 타협점을 찾았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좋은거 잡쉈지만, 제1야당은 끼니를 잇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반면 국민의당에서는 “한국당과는 공조할 수 없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지난 예산안 협상과정에서 “국민의당이 한국당과 짜고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줄였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당 회의에서 “사실이 아니다”며 바로 반박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다당제 하에서 다양한 입법 공조, 정책 공조가 가능하지만 한국당과 공조를 강화하는 건 사지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주요 현안 때마다 ‘사쿠라 정당’ 공방을 벌였다. 지난 6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의 인사청문회 국면 때 정 원내대표는 “같은 야당인 국민의당에 대해 ‘사쿠라 정당’이란 표현을 쓰고 싶지 않지만 지금처럼오락가락 행보를 한다면 그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