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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자 증세

중앙일보 2017.12.05 01:34 종합 1면 지면보기
여야 3당이 4일 내년 정부 예산안 협상을 일괄 타결했다. 법정 처리 시한(2일)을 이틀 넘긴 시점이었다.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2014년 이후 법정 시한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표결 처리키로 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정우택 자유한국당,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40분부터 6시간 동안의 마라톤 협상 끝에 오후 4시50분 예산안에 대한 잠정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야 3당 예산안 합의 … 소득세 최고세율 42%로 인상
법인세도 최고 25%, 과표 3000억 넘는 기업 77곳 대상
공무원 9475명 증원, 최저임금 3조 지원은 내년 1년만

최대 쟁점이었던 내년 공무원 인력 증원은 9475명으로 정했다. 당초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1호 일자리 창출 공약이라며 1만2200명의 증원을 주장했고, 국민의당은 “내근직과 현장 인력 재배치로 3300여 명을 더 줄일 수 있다”며 8875명 증원을, 한국당은 박근혜 정부 때 평균 수준인 7000명 증원을 고집했다.
 
민주당이 경찰·소방 인력 등 필수 소요를 감안해 1만 명 이하로 양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 협상이 난항을 겪었지만 민주당이 결국 국민의당 안에 가깝게 물러서면서 잠정 합의안을 만들었다. 한국당은 유보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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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업체 부담분을 지원해 주는 일자리 안정자금 2조9707억원은 내년에 한해 한시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영리를 목적으로 한 기업에 세금으로 임금을 보전해 주는 나라가 없다”며 강하게 반대해 왔다. 결국 여야는 2018년은 정부 원안대로 지원해 주되 2019년부터는 2조9707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우회 지원키로 했다.
 
대기업에 대한 ‘핀셋 증세’로 논란이 됐던 법인세율 인상은 과세 구간을 좁혔다. 당초 정부안은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구간(기업 129곳)에 한해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인상하는 것이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보다 1000억원 높은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기업 77곳)에 대해 법인세율 25%를 적용하기로 했다. 법인세 인상에 반대했던 한국당은 유보 의견을 냈다.
 
소득세율은 정부 원안대로 과세표준 3억~5억원의 소득세율을 38%에서 40%로 2%포인트 인상하고, 5억원 초과에 대해선 40%에서 42%로 상향 조정된다.
 
아동수당은 소득 상위 10%를 제외하고 내년 9월부터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것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지급 대상은 2인 가족 기준, 소득 수준 90% 이하 만 0세부터 만 5세까지 아동이다. 기초연금도 내년 9월부터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오른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합의문 발표 후 “공무원 증원을 1만 명 이하로 한 것은 굉장히 아쉬운 일이지만 야당이 전면적으로 부정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얻은 합의”라고 말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아동수당이나 기초연금은 각 당의 공통된 공약이지만 지방선거에 직접적 영향이 없도록 하고, 공무원 증원을 9000명 수준에 막은 것”을 성과로 꼽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았다. 
 
박성훈·채윤경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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