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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학생에 SW 교육, 4차 산업혁명 이끌 인재 키울 것

중앙일보 2017.12.05 01:00 종합 18면 지면보기
이길여 총장은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의 조건으로 ‘창의성’을 꼽았다. 그러면서 ’기업이 믿고 쓸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이길여 총장은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의 조건으로 ‘창의성’을 꼽았다. 그러면서 ’기업이 믿고 쓸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인공지능(AI)과 원격교육의 발달로 2030년이면 현재 대학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은 그만큼 대학 사회에 강한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대학 중 4차 산업혁명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는 곳이 가천대다. 지난해부터 전교생에게 소프트웨어 과목을 필수로 가르치는 등 미래 사회에 대비한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길여 총장이 이 같은 혁신을 진두지휘한다. 이 총장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3D프린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모두 소프트웨어와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다”며 “전공을 뛰어넘는 ‘디지털 융합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기도 성남의 가천대 총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올해 수시모집 경쟁률이 20대 1을 넘었다.
“2700명 모집에 5만4169명이 지원했다. 지원자 수가 전국 5위로, 개교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수도권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많이 찾아오는 전국구 대학으로 도약했다는 의미다. 가천대를 바라보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 졸업생에 대한 높은 사회적 평판이 한몫한 것 같다.”
 
가천의대 설립과 경원대 인수가 내년이면 20년이 된다. 대학 통폐합 등 난제가 많았는데.
“1998년 가천의대를 출범시키고 경원대 운영권도 인수했다. 2006년부터 전문대 2곳(가천길대학, 경원전문대)을 포함해 4개 대학을 통합하기 시작해 2012년에 통합 가천대로 출범했다.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쉽지 않았지만 끊임없이 대화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통합 이후 우수 교수 454명을 새로 초빙하면서 우수 논문이 쏟아졌고 특허 출원, 연구 프로젝트 수주 등 다양한 성과가 나타났다. 강의 질을 강조하면서 대학 발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우수한 학생이 모이고 있다.”
 
의대선 AI 의사 ‘왓슨’ 활용해 진단·치료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전교생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했다.
“거의 모든 학문과 산업 영역에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세상이다. 2002년 국내 대학 최초로 ‘IT(정보통신) 대학’을 만들고 일찌감치 역량을 키웠다. 2015년엔 전국 8대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으로 선정됐다. 지난해부터는 모든 학생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했다. 이를 위해 8개 과목, 80개 강좌를 만들었고 올해에만 3286명이 수강했다. 사회 진출에 경쟁력을 더하고 진로 다양화에 도움을 줄 거라고 믿는다.”
 
소프트웨어 전공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나.
“소프트웨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한층 실무 위주로 교육을 받는다. 3학년 1학기부터 졸업작품 준비를 시작하고, 4년간 4만 라인 이상의 코딩 실습과 20여 개 팀프로젝트를 거친다. 다른 대학의 4~5배 수준이다. 또 학생들을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타트업 기업에 파견하고 국내 기업들과 함께 연구개발 교육도 진행한다. 소프트웨어 전공 학생들의 취업률은 지난 4년간 정규직 기준으로 90% 이상에 달한다.”
 
인공지능,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 특화한 것 같다.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쉽게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지난 4월에 ‘가천미래가상현실체험센터’를 열고 각종 VR 기기를 들여놨다. 수업시간에 만든 VR 콘텐트를 쉽게 시연해 볼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원’도 설립했다. 국내외 연구소, 기업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여러 전공 교수들이 참여해 AI 기술을 연구하고 AI에 특화된 학생들을 길러낸다.”
 
가천대 길병원의 AI 의사 ‘왓슨’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왓슨은 모든 연구성과를 섭렵했고 지금도 스스로 공부하며 발전하고 있다. 의대에서는 학부 과정에서부터 왓슨을 활용해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실습한다. 프로그래밍과 컴퓨터공학, 빅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통계학도 가르친다. 학생들이 AI를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기를 바란다.”
 
인근 판교 테크노밸리에 많은 IT 기업이 있는데, 연계 효과가 있나.
“물론이다. 테크노밸리 기업들과 현장실습,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135개 가족기업과 40개 협력기관이 있다. 많은 학생이 이들 기업에 실습을 나가고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대학 주인공은 학생, 학생복지가 최우선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올해 초 중소기업벤처부가 선정한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경기·인천지역 대학으론 유일하게 새로 선정됐다. 3년간 연평균 20억원을 지원받는데, 이 돈을 융합기술 창업을 지원하는 데 쓸 계획이다. 다양한 창업교육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학생이 창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2년간 휴학을 인정해 주는 ‘창업 휴학제’도 운영 중이다.”
 
학생들을 위해 하와이에 어학센터까지 만들었다.
“2008년 하와이에 가 보니 참 좋더라. 우리 학생들 생각이 나서 2012년 기숙형 어학센터를 설립했다. 최대 15주간 머물면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1200여 명이 다녀왔다. 학비와 기숙사비, 왕복항공료를 대학에서 지원한다. 대학의 주인공은 학생이기 때문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려 한다. 우리 대학은 직제상 기획이나 총무 관련 부처보다 학생복지처가 더 위에 있다.”
 
앞으로 가천대의 모습과 역할은 어떨 것이라 기대하나.
“자고 일어나면 신기술이 나오는 세상이다.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대학 교육은 낡은 교육이다. 전공 불문하고 강의실이 곧 산업현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유연성이 가천대의 강점이다. ‘메이드 인 가천’이라면 기업이 믿고 쓸 수 있도록 IT 역량을 갖춘 실무형 인재를 만들 것이다.”
 
◆이길여 총장
서울대 의대를 나와 1958년 산부인과를 개원했다. 78년 길의료재단을 세우고 2012년 가천의대와 경원대를 통합한 가천대를 설립해 초대 총장에 올랐다. 개원의 시절엔 환자 진료 때 청진기가 차갑지 않도록 늘 가슴에 품고 다녀 ‘따뜻한 의사’란 별칭을 얻었다.

 
만난 사람=강갑생 사회1부장·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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