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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피해’ 한 달 지났는데 대책은 감감

중앙일보 2017.12.05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사고 이후 한 달이 지났는데 보상안 마련에 대해선 아무런 답이 없습니다.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전에 사고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 아닌가요.”
 

서버 멈춰 암호화폐 거래 중단사고
일각선 “화폐 인정 안 돼 보상 불가”

암호화폐 투자자 김승명(49)씨는 4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위치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앞을 찾았다. 그는 지난달 12일 발생한 빗썸 거래소 서버 정지 사태로 3000만원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날 빗썸 사옥 앞에선 김씨 외에도 서버정지 사태로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는 2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수천명의 투자자들은 서버 정지로 거래가 중단된 동안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원하는 가격에 도달해 매도 버튼을 눌렀지만 서버가 멈추며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고, 서버가 복구된 이후엔 이미 가격이 급락했다는 설명이다. 서버정지 사태 이후 투자자 640여 명은 온라인을 통해 대책위를 만든 뒤 빗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빗썸 측에선 “보상안을 마련하기 위해선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작업이 먼저다. 외부 전문기관의 협조를 받아 구체적인 대책안을 논의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 보상 기준과 규모 등에 대해선 “확정된 것이 없다”는 설명만 반복하고 있다.
 
피해자 대책위 관계자는 “그간 빗썸은 해커의 서버침투와 디도스 등 외부 공격이 수차례 불거지며 문제가 됐다. 코스닥 하루 거래량과 맞먹는 돈이 오가는 거래소가 트래픽 폭주 같은 기본적인 돌발상황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관리소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법정 다툼으로 가도 투자자들이 보상받을 방법은 없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현재 정부와 금융당국에선 암호화폐를 ‘정식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빗썸은 정부가 인가한 정식 거래소가 아니다. 게다가 이용약관에 “회사는 시스템 불량으로 인해 매매에 하자가 발생했을 때 책임지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을 넣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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