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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림굿 도중 20대 여성 속옷 벗기고 성추행한 무당…신내림 내용보니

중앙일보 2017.12.03 20:13
아픈 몸을 치료하려다가 옷을 벗긴 내림굿 무당이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중앙포토]

아픈 몸을 치료하려다가 옷을 벗긴 내림굿 무당이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중앙포토]

귀신을 떼어낸다며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전 설명 없이 여성의 옷을 벗긴 내림굿 무당이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사전 설명 없이 여성 옷 벗기고
칼로 몸 중요부위 주변 마구 휘둘러
굿당에 남성 여럿 구경하던 중
“심한 성적 수치심”

법원은 무속 행위라도 성적 도덕관념에 어긋나면 성추행으로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부장 윤희찬)은 지난달 29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로 기소된 무당 A씨(53ㆍ여)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3일 판결문에 따르면 부산에 살고 있는 20대 여성인 B씨는 별다른 이유 없이 자꾸 몸이 아프자 그 이유를 찾으려고 엄마와 함께 점집을 전전하던 중 A씨를 알게 됐다. 아픈 몸을 치료하기 위해 B씨는 A씨와 신어머니ㆍ신딸 관계를 맺었다. 이 당시만 해도 B씨는 알몸으로 내림굿을 받는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지난 2월 부산에 있는 한 굿당에서 B씨는 무당 A씨에게 내림굿을 받았다. 당시 A씨는 ‘몸에 붙은 남자 귀신을 떼야 한다’며 B씨의 옷을 벗기고 B씨의 몸 중요 부위 주변에서 마구 신장 칼(굿을 할 때 사용하는 칼)을 휘둘렀다. 당시 굿당에는 남성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굿을 구경하고 있어서 B씨는 심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B씨는 내림굿에 앞서 A씨에게 남자친구와의 성적 사생활을 추궁당한 데다 사전에 내림굿 진행 방법을 알지 못한 채 이 같은 일을 당하자 몹시 당황한 상황이었다.  
 
재판부는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A씨의 행위로 B씨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고 성적 자유도 침해당했다”며 “이는 성폭력 범죄 특례법이 정한 성추행에 해당하며 무속 행위라도 A씨의 주관적인 동기나 목적과 관계없이 고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A씨가 동종 전과가 없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무속 행위 중 일어난 일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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