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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만나서 뭐하냐"... 법정시한 어기고 냉각기 갖겠다는 여야

중앙일보 2017.12.03 18:12
예산안 법정시한(12월 2일)을 하루 넘긴 3일, 국회는 고요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가운데)·자유한국당 정우택(오른쪽)·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등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2일 밤 야당의 협상 중간보고를 위한 의원총회를 마친 뒤 마지막 협상을 벌이기 위해 의원회관 우원식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가운데)·자유한국당 정우택(오른쪽)·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등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2일 밤 야당의 협상 중간보고를 위한 의원총회를 마친 뒤 마지막 협상을 벌이기 위해 의원회관 우원식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까지 이어졌던 공무원 증원 규모 등 핵심 쟁점을 줄이기 위한 협상 풍경도 사라졌다. 여야 원내대표는 전날 협상 결렬 후 “냉각기를 갖자”며 헤어졌다. 대신 서로 간에 물밑협상을 이어가기로 하면서다. 하지만 이날 여야는 물밑협상 보다는 장외 신경전만 벌였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해 국민께 죄송하게 됐다”는 반성문을 올렸다. 그러면서도 “가슴이 터지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낀다”, “ 생살을 뜯기는 듯한 고통이 엄습해 온다” 등의 표현을 썼다. 본인은 최선을 다 했지만 야당이 발목을 잡았다는 톤이었다. “우리의 진정성을 믿어주시고 내년 예산안이 조속히 잘 처리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야당들에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며 거듭 협조를 요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을 향한 반성문을 썼지만, 카운터파트인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나 김동철 원내대표에게 별도의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전화나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야당도 여유를 부리긴 마찬가지다. 야당은 “우리 입장은 다 전달했으니 정부ㆍ여당이 결정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추가 회동 등을 묻는 말에 “각 당의 안이 나왔기 때문에 청와대가 결정해서 나올 것”이라며 “자꾸 만나서 뭐하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4일 회동에 대해서도 “내일 오전 10시 30분에 국회의장과의 정례회동이 잡혀있기 때문에 오전 중 협상테이블을 갖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먼저 연락할 생각은 없다”며 “야당은 야당의 입장을 전달한 상태라서 정부·여당의 결단만 남았다. 여당이 결심해주면 쉽게 타결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협상에서도 같은 말만 반복했는데 여당의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여야 모두 여론은 우리 편이라는 주장도 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법정 시한 지키지 못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야당도 감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주말을 거치면서 야당 안에서도 이견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당 원내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 증원은 안 되고, 세금으로 사기업 보전이 안 된다는 건 국민이 같은 생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예산안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야당의 요구를 수용해 누리과정 예산 8600억원을 편성하고 소득세를 인상하는 대신 야당(당시 더불어민주당ㆍ국민의당)은 법인세 인상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보며 3일 새벽 통과됐다. 지난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야당 의원은 “지난해에는 여당이 ‘증세 없는 복지’라는 자신의 기조를 포기하며 소득세를 양보해 예산안이 통과됐다”며 “양측 모두 협상에서 양보하는 적극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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