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크레인 선박이 전복사고로 침몰한 낚싯배인 선창1호를 인양하고 있다. [공동취재단]](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12/03/d4a2893b-6af4-4edf-9b40-902dbc16b487.jpg)
3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크레인 선박이 전복사고로 침몰한 낚싯배인 선창1호를 인양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번 사고는 낚싯배 승객이 신고한지 33분만인 오전 6시 42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해경이 도착했을 때 물에 떠 있는 낚시객을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어선 출항 후 날씨가 추워서 대부분 선실에 있었고 이 상태에서 갑자기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충돌의 강한 충격 때문에 배가 뒤집혔고 전복된 상태가 계속되면서 승객들이 미처 배안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선창1호 사망자 많은 이유는
선실에 갇힌 13명 중 11명 숨진 채 발견
충돌 직후 배 전복돼 그 상태 유지
수온 10도,강한 바람에 저체온증 가능성
사망자 8명 국과수로 이송돼 사인 규명
이들과 달리 선실 밖에 있던 사람은 구조된 것으로 보인다. 선창 1호 생존자 서모(37)씨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출항해서 10분 정도 지났는데 일행들이 뒤쪽에 배 모양 불빛이 보인다고 해 '배일 거야' 했는데 1분도 채 안 돼 뭔가가 들이받았다"며 "충돌 직후 몇 초도 안 돼서 (배에서) 튕겨 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사고 당시 친동생 서모(35)씨, 동생 직장 동료와 함께 낚싯배 뒤쪽으로 나와 있었다. 서씨 일행은 주변에 떠 있던 스티로폼을 잡고 버티면서 급유선을 향해 '살려달라'고 외쳤다.
이날 기상 조건도 피해를 키우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당시 바닷물 온도는 7~8도, 풍속은 초속 8~11m였고 비가 내리고 천둥이 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 요건이면 저체온증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한다. 저체온증은 중심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중심체온은 항문에 체온계를 넣어 측정한다.
미국 수색·구조 TF의 '차가운 물 생존 기준'에 따르면 수온이 4.5~10도에서 30~60분 노출되면 탈진하거나 의식을 잃는다. 1~3시간 내 구조 해야 생존할 수 있다. 송경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물에 빠진 상태에서 강한 바람까지 불었으면 물기가 날아가면서 체온이 더 빨리 떨어졌을 것"이라며 "구조해서 도움을 주기 전에 이미 환자 상태가 돌이킬수 없을만큼 악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체온이 35로 이하면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근육이 심하게 떨리는데 32도가 되면 떨림 현상이 없어지고 환자 의식이 없어진다"며 "체온이 28~29도로 떨어지면 심장 정지가 온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겨울바다에 빠졌을 때 저체온증을 늦추기 위해 조난자가 할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며 "얼마나 구조를 빨리 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홍기정 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물에 빠진 사람이 소아·노인이거나 고혈압·심장병·당뇨·뇌졸중 등이 있는 만성질환자일 경우 체온 유지 기능이 떨어져 있어 저체온증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해경은 3일 오후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사망자 시신 8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