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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선례 남길 수 있다”…예산안 처리 지연에 전전긍긍 청와대

중앙일보 2017.12.03 15:13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국회가 새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 2일)을 넘기면서 청와대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3일 “우리 정부 출범 이후 예산안을 논의하는 첫 해인데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는 것은 굉장히 큰 오점”이라며 “조금 시한이 지났더라도 어떻게든 합의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공무원 일자리도 확대는 민생 문제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여야가 합의를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선 12월 31일까지도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사상 초유의 준예산(準豫算)을 편성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준예산은 국회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예산이 확정될 때까지 최소 경비만으로 정부를 운영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하지만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附議ㆍ토의에 부침) 되는 국회선진화법 조항이 2015년도 예산안 심의부터 도입되기 이전에는 새해 직전에 예산이 확정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바꿔 말하면 앞으로 남은 28일 동안 여야가 협상을 하면 실제 준예산 사태까지 벌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정회된 뒤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정회된 뒤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청와대가 우려하는 건 자동 부의 조항이 적용된 이후 3년 만에 ‘선례(先例)’가 생겼다는 점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과거에 법정시한을 안 지키는 일이) 관행처럼 벌어져서 그렇게 안 하려고 선진화법에 (법정시한을) 못을 박지 않았느냐”며 “지금까지는 잘 지켰는데 이제부터는 그것도 안 지켜도 된다는 선례가 생기면 앞으로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또한 단순히 예산안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핵심 정책에 계속해서 야당이 반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될까봐 걱정된다는 뜻도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일단 야당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 한병도 정무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정무라인은 주말 동안 계속 국회에 머물며 예산안 처리를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장하성 정책실장과 홍장표 경제수석 등 정책라인도 국회와 소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여야의 예산안 협상이 계속 공전할 경우 청와대가 나서 예산안 처리를 호소하는 입장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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