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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회원에겐 CCTVㆍ전광판을 공짜로? 사기 할부거래 주의보

중앙일보 2017.12.03 14:09
인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전광판 판매업자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LED(발광다이오드)전광판을 설치해서 상품 광고를 할 수 있게 해주면, LED전광판과 폐쇄회로(CC)TV를 정가 702만원보다 파격적으로 싼 54만원에 주겠다고 했다. 월 할부금 19만5000원(36개월 할부) 중 18만원을 판매업체가 현금 지원한다는 얘기였다. A씨는 약속을 믿고 전광판 2대와 CCTV 4대를 설치했다. 하지만 할부금 지원은 석 달 만에 중단됐고 판매업자는 연락이 두절됐다.  
 

금감원 "영세사업자 대상 사기 기승"

3일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사기 할부거래가 기승을 부린다며 영세사업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LED광고판, 빔프로젝트, CCTV 등을 공짜 또는 초저가로 주겠다고 유인해서 시세보다 비싸게 판매한 뒤 잠적하는 수법이다. 금융지식이 부족한 영세사업자를 공략해 바쁜 시간대에 제대로 생각할 겨를을 주지 않고 이를 설치하면 영업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현혹한다. 영상광고기, 스마트폰, 블랙박스, 커피자판기 등 대상 품목은 다양하다. 공통점은 사람들의 공짜 심리를 악용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캐피탈사의 할부금융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각서 등을 써주며 매월 현금을 얼마씩 지원하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처음 1~3회 정도만 돈을 지급한 뒤 폐업, 잠적한다. 남은 할부금은 고스란히 피해자가 떠안게 된다. 피해자는 법적으로 채무상환 독촉을 피하기 어렵다. 할부거래법에 따르면 일반 개인소비자와 달리 상행위를 위해 물품을 구입하는 사업자는 청약철회권(계약 취소 권한)이나 항변권(할부금 지급 거절 권한)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은 할부금융으로 물품을 구입할 때 ‘이벤트 당첨’, ‘우수회원 혜택’ 등을 내세우며 사실상 공짜로 상품을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면 사기를 의심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할부금 지원 각서를 써주면서 ‘이 사실을 캐피탈사엔 비밀로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전형적인 사기수법이다. 추후 캐피탈사 직원이 할부금융 계약 설명을 위해 전화를 걸어온다면 구매자는 반드시 판매업자로부터 안내 받은 내용은 사실대로 답해야 사기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무엇보다 할부계약을 맺을 땐 판매업자의 업력과 평판, 상품의 브랜드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관련 피해가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금감원 콜센터 1332로 전화하면 금융상담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 받을 수 있다(평일 9시~19시, 토요일 9시~13시).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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