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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700만 낚시 열풍… 바다 곳곳에 도사린 '안전사고 위험'

중앙일보 2017.12.03 12:00
지난달 28일 오전 11시30분쯤 전남 완도 해상에서 낚싯배 U호(3.35t)가 표류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해경은 배에 타고 있는 3명을 구조했다. 어선은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면서 사고를 당했다.
해경 대원들이 3일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싯배에 타고 있던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전복된 낚싯배의 모습. [연합뉴스]

해경 대원들이 3일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싯배에 타고 있던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전복된 낚싯배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완도 해상 낚싯배 기관고장으로 표류… 해경 3명 구조
바닷물 빠지는 갯바위 올랐다 고립되기도… 물때 등 미리 확인해야
해경 "단속 강화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선장·낚시객 안전의식" 강조

앞서 지난달 13일 오후 3시47분쯤 경북 영덕군 강구 남동방 16마일(29㎞) 해상에서 낚시객 등 9명이 탑승한 A호(8t)가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해경에 구조됐다. 이날 오전 8시15분쯤 강구 양포항을 출항한 A호는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약 50㎞ 떨어진 강구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전국에서 낚시 열풍이 불면서 낚시 인구가 700만명(해양수산부 추정)을 넘어섰다. 대형선박을 타고 먼 바다로 나가는 낚시객부터 소형 고무보트를 직접 몰고 나가거나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탁 트인 바다에서 짜릿한 손맛을 느끼고 가족과 친구, 연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지난달 18일 오후 충남 태안군의 한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 고립된 2명이 해경대원에 구조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지난달 18일 오후 충남 태안군의 한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 고립된 2명이 해경대원에 구조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하지만 18명(사망 15명·실종 3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2015년 9월 돌고래호(9.77t) 사고부터 높은 파도에 고무보트가 전복되는 사고,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4살 어린이 사망 등 낚시와 관련한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여전한 안전불감증이 가장 큰 이유다.
 
추석 연휴였던 지난 10월 3일 오후 3시40분쯤 제주도 조천읍 신촌포구 인근 해상에서 일가족 5명이 타고 있던 낚싯배가 뒤집혔다. 가족 중 3명은 인근 주민들에 구조됐지만 4살 된 남자아이 등 2명이 숨졌다. 당시 배에 타고 있던 5명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전인 2일에도 제주시 애월읍 중엄리 앞 해안도로 인근 갯바위에서 낚시객 2명을 태운 고무보트가 뒤집혀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박충화 대전대 안전방재학부 교수는 “겨울에 해상사고를 당하면 구조가 어렵고 생존 가능성도 크게 낮아진다”며 “재난의 모든 시작과 중심은 국민 스스로에게 있다는 인식을 갖고 낚시 등 모든 레저활동에 임해야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태안해경 경비정이 낚시를 하다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던 고무보트를 예인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태안해경 경비정이 낚시를 하다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던 고무보트를 예인하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지난 2월에는 전남 여수선적 낚시어선 B 호(9.77t)가 영업구역을 벗어나 제주 추자도 남쪽 185m 해상에서 조업하다 어업지도선에 적발됐다. 영업구역을 위반해 먼 거리까지 와서 낚시하는 것은 불법 행위다.
 
낚싯배 운영자의 경쟁적 조업으로 낚시객들이 위험에 노출된다는 지적에 따라 관계 당국은 ‘낚시관리 및 육성법 시행규칙’이 일부 개정돼 시·도간 영업구역을 세 차례 이상 넘어 조업하면 영업을 폐쇄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오후 2시25분쯤 충남 태안군 근흥면의 한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던A씨(51) 등 2명이 밀물에 갇혀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해경은 높은 파도 때문에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경 구조대원은 육상에서 로프를 던져 20여 분 만에 A씨 등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지난 9월 3일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 인근 갯바위에서도 A씨(56) 등 3명이 고립됐다가 해경에 구조됐다. 이들은 낚시를 하던 중 바닷물이 차오르는 걸 모르고 있다가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대원들이 3일 오전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싯배에 타고 있던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경 대원들이 3일 오전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싯배에 타고 있던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낚시어선 등 선박이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면 좌초나 충돌 등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 평소 꼼꼼한 선박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낚시어선과 낚시객들의 안전불감증은 잇따르는 해상 사고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이 가을 낚시철을 맞아 지난 10월 한 달간 벌인 안전 저해행위 및 음주 운항 특별단속 결과 35건이 적발됐다.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사례가 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입·출항 미신고 4건, 미신고 낚시어선업 2건, 승객 음주 2건 등 이었다. 음주 운항 선박도 4건이 적발됐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853건의 낚시어선 불법 행위가 적발됐다. 구명조끼 미착용 178건, 영업(제한) 구역 위반 115건, 입·출항 미신고 63건, 승선 정원 초과 40건 등 순이다.
해경 단속요원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낚시객을 적발해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해경 단속요원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낚시객을 적발해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태안해경]

 
해경 관계자는 “낚시객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해상이 기상을 먼저 파악하고 갯바위에서는 무리하게 낚시를 해서는 안 된다”며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단속을 확대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장과 승객의 안전의식 개선”이라고 말했다.
 
세종·완도·영덕=신진호·김호·김정석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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