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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한국경제, 예산안 처리 지연에 발목 잡힐까

중앙일보 2017.12.03 11:28
여야가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을 지키는 데 실패하면서 내년 연초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계획된 예산 집행이 지연되면 모처럼 기속도가 붙고 있는 경기회복세에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2018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마지막 날인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된 2018예산안 관련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회동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는 이날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는데 실패했다. 왼쪽부터 김용진 기재부 2차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광림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2017.12.02.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2018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마지막 날인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된 2018예산안 관련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회동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는 이날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는데 실패했다. 왼쪽부터 김용진 기재부 2차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광림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2017.12.02. since1999@newsis.com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로 정해둔 것이 이 날이 이듬해 연초에 차질없이 예산이 집행될 수 있는 일종의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 입장에서는 예산안의 국회 통과 후에도 예산안 공고, 자금배정 계획 등을 확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추가로 소요된다.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 지방재정 편성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지방의회의 경우 회계연도 개시 15일 전인 12월 15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하는데 국회 예산안 의결이 늦어지면 이 작업 역시 뒤로 미뤄질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 12월 2일은, 늦어도 이날까지는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이듬해 예산 집행이 무리없이 이뤄질 수 있는 날인 셈이다.  
 
 
일단 처리시한 내 처리가 무산된 만큼 예산안 처리가 마냥 늦춰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예산의 신속한 집행과 정책 성과를 위해 법정시한 내 처리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특히 법정 처리시한을 어길 경우 예산안이 언제 처리될지 장담하기 어려워지고 당장 내년 초부터 재정집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총리는 예산안 처리가 무산된 직후에도 “법정기한내 처리를 기원하면서 직원들 컴퓨터 비밀번호를 1202로 설정해놨는데 안타깝다. 주말과 주초에 빨리 협상해 빠른 시간 내에 타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예산 집행 시점이 늦춰지면 경기회복세에도 어느 정도의 악영향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올해 한국 경제는 수출의 증가와 글로벌 경기회복세 등을 등에 업고 3분기에 1.5%의 깜짝 성장을 이뤄냈다. 이 추세 대로라면 올해 3.2%에 가까운 경제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비롯한 정부 재정이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실제 3분기에 정부 소비는 추경 등으로 인해 22분기만에 최고인 2.2%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3분기 성장률에서 정부부문의 기여도는 0.4%포인트로 전 분기(0.2%포인트)의 2배로 높아졌다.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내년 연초부터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으면 이같은 재정의 경기회복 기여도가 약해질 수 있다. 
 
가뜩이나 유가, 금리, 원화가치가 동시에 오르는 ‘3고 현상’ 등이 경기 회복세에 발목을 잡을 수 잇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일 발표한 '경기상승 국면 진입과 경기상승 기간의 단축'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구조조정으로 인한 소비 위축 효과, 3고 현상의 현실화 시 경기 회복 중단 효과, 건설투자 침체의 경제 성장률 잠식 효과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경기 회복 국면이 단기간 내 종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일자리 예산의 경우 조기 집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10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27만000명으로 한 달만에 증가폭이 다시 20만명대로 떨어졌다. 10월 청년실업률은 10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고, 청년 체감실업률인 고용보조지표 3은 21.7%에 달했다. 청년 5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다는 의미다. 정부도 이를 감안해 내년 일자리 관련 예산 증가율을 두 자릿수로 책정했는데,예산안 통과가 늦어질수록 청년층 등 일자리 예산 수혜자들의 사정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김 부총리는 지난 2일 본회의 직후 “일자리 안정자금, 아동수당 등 새로운 사업이 많은데 예산 확정이 빨리 돼야 부처가 차질없이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예산안 처리까지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면 그 자체가 경제에 불확실성을 줄 수 있다”며  "공무원 추가 채용 등 쟁점 사안 합의는 나중으로 미루더라도 합의되는 부분부터 먼저 매듭을 짓고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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