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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상가엔 타격, 끄떡없는 IT 주식

중앙선데이 2017.12.03 01:36 560호 18면 지면보기
기준금리 인상으로 바뀐 투자 지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이후 통화정책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이후 통화정책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우상조 기자

연 1.25%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1.5%가 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11년 6월 이후 77개월 만에 처음이다. 통화정책의 변화가 금융시장과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뭘까. 주식·부동산 등 투자자에게 관심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전망과 대응책을 들어봤다.

한은, 77개월 만에 금리 1.5%로
가계 빚 1400조가 추가 인상 발목
내년 하반기 한 차례 더 올릴 듯

금리 인상으로 2조원 이자 증가
외국인 차익실현에 주가 약보합
호가 위주 부동산, 거래량 급감

 
이슈①  앞으로 금리 인상 속도는
이제 시장의 관심은 내년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횟수로 옮겨갔다. 상당수 전문가는 내년 추가로 한 번 정도 금리를 올릴 순 있지만 두 차례 인상은 확률이 낮다고 분석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테헤란로 금융센터장은 “기준금리가 단기간에  2~3번씩 1%포인트 가까이 오르면 가계 빚 부담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역시 신중한 입장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정책 방향은 인상으로 잡았지만 여전히 고려할 요인이 많다”며 “경기와 물가를 중요하게 보겠지만 국제경제 여건 변화와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곧바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내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번째 금리인상까지의 시차는 과거보다 길어진 내년 7월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문재인 정부가 이끄는 ‘소득주도 성장’이 내수경기 개선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가정하지만 가계부채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슬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엔 경제적 변수뿐 아니라 4월 신임 한국은행 총재 임명, 6월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그는 내년 3분기 초반과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이 확대되는 연말 무렵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슈②  대출 부담은 얼마나 커졌나
2조3140억원이다.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증가할 이자 부담액이다. 가구당 18만1725원씩 늘어난다. 이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고정금리형)는 연 5%대에 가까워지고 있다.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포유장기대출’ 상품의 고정금리가 연 3.41~4.91%에 이른다.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5년물 금융채 금리에 기준금리 인상이 미리 반영됐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상품의 지표로 활용되는 코픽스 역시 지난달 15일 기준 전달보다 0.1%포인트 오른 1.62%를 기록했다. 최근 1년 새 가장 많이 올랐다.
 
하지만 변동금리 대출자가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걸 추천하는 전문가는 드물었다. 김인응 센터장은 “앞으로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낮은 변동금리를 유지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정금리 대출 이자엔 신용도, 영업마진 등을 고려한 가산금리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고정금리 상품이 변동금리 상품보다 0.5~1%포인트 높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2~3년 안팎으로는 변동금리를 유지하다가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그때 고정금리로 갈아타라고 입을 모은다. 대출 받은 지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약 1.5%) 부담없이 고정금리로 옮겨갈 수 있다.
 
이슈③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 인상 이후 코스피는 이틀 연속 하락세다. 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04% 내린 2475.41에 거래를 마쳤다. 오후 들어 기관투자가가 ‘사자’로 돌아서며 상승세를 펼쳤으나 외국인 매도 공세에 하락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코스피 종목을 팔고 있다. 7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고 전날 기준으로 6일 동안 1조5604억원어치 팔았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연말을 앞두고 그동안 많이 오른 정보기술(IT) 관련 주식 위주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엔 과거와 다르다. 한국은행이 수차례 긴축통화 신호를 주면서 금리 인상 변수는 증시에 선반영됐다. 또 국내외 경제여건이 회복되면서 기준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코스피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외 안정적인 경기 회복 속에서 꾸준히 매출이 늘어난 IT업종이 연내 코스피를 26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춘욱 팀장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영향으로 연말 소비가 눈에 띄게 늘면서 수출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까지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통계 자료를 보면 금리 인상기에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2005년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지속된 금리 인상기에 코스피는 처음으로 2000을 돌파했다.
 
이슈④  부동산 가격 떨어질까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11월 27일~12월 1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6%로 전주와 동일한 수준이다. 재건축아파트 중심으로 호가는 오르지만 일반 아파트 매매가의 오름세는 둔화되고 있다. 올해 정부의 강력한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이 나온 뒤 상승 흐름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잇따른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흐름이 매수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거래 가격보다 호가 위주의 시장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실제 거래량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전체 6474건으로 1년 전(1만914건)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그동안 저금리 대체 수단으로 떠오른 오피스텔·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낮은 금리를 활용해 대출을 끼고 산 오피스텔의 투자수익률이 금리 인상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오피스텔 공급 물량이 느는 데다 부동산 임대업 대출 가이드라인까지 적용돼 임대사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3월부터 대출을 받아 임대사업을 하려면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조건을 갖춰야 한다. RTI는 연간 올리는 임대소득이 해당 임대업대출 이자비용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지표다. RTI가 높을수록 사업성이 좋다. 문제는 주택은 1.25배,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택은 1.5배 이상 넘어야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뿐이 아니다. 내년 1월엔 기존 주택담보대출 원금까지 반영하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이 도입되고 하반기엔 더 강력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적용을 시행한다. DSR은 소득대비 모든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평가하기 때문에 대출 가능 금액은 줄 수밖에 없다. 김연화 팀장은 “본격적으로 부동산 규제가 시행되고 대출을 옥죄는 내년부터 부동산 시장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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