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功守道<공수도>

중앙선데이 2017.12.03 01:00 560호 29면 지면보기
漢字, 세상을 말하다
“주먹은 그림자 없이, 발차기는 모습이 안 보이도록(拳無影 脚無形) / 어느 문파에도 속하지 않고, 마음과 인연만 따른다(無門無派 隨心從緣) / 천하 만물과 해와 달은 하늘을 따른다(天下萬物 日月行天) / 용기를 품되 과감하지 않고, 꽃만 들어도 마음이 통해 미소를 짓는다(勇而不敢 拈花微笑) / 얻음이 있더라도 양이 적고, 잃음이 있어도 채움이 많다(得之則少 失之彌多) / 남이 강하게 나오면 유연히 대처하며, 마음과 인연만 따른다(人剛我柔 隨心從緣) / 마음속 적이 없으니, 천하에 적이 없다(心中無敵 無敵天下) / 나를 버리고 남을 따라 돌아가려 한다(捨己從人 歸去來兮) / 쿵푸를 수련할 때는 모습을 굳게 지키며(用功 守住有形) / 마음을 쓸 때는 형태 없이 녹아 들어가리라(用心,融入無形).”
 
지난달 11일 하루 1682억 위안(약 28조 2912억원)을 팔아 치운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의 비즈니스 철학이다. 그가 출연한 20여 분 단편 무술영화 공수도(功守道) 말미에 담았다.  
 
마윈 회장은 30여 년간 태극권(太極拳)을 수련했다. 후세에 알리바바 설립자보다 태극권 사부로 기억되는 게 꿈이라 한다. 마윈 회장이 올 11월 11일을 맞아 준비한 상품이 바로 공수도다. 영화는 태극권의 고수 마윈이 전통 무술계 출신의 리롄제(李連杰·이연걸)와 손잡고 창시한 공수도의 선전물이었다.
 
무술 공수도는 태극권에서 진화했다.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기는 ‘이유극강(以柔克强)’ 철학을 따른다. 공수도는 높이 1.5m, 직경 3m 경기장에서 세 판을 겨루며 점수로 승부를 가른다. 중화권 언론은 한국의 태권도와 일본 가라테(空手道)가 각각 2000년과 2016년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만큼 공수도 역시 올림픽 종목에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마윈을 놓고 “천하의 무공 가운데 오직 부자만 깨뜨릴 수 없고, 돈으로 강함을 이겼다(天下武功 唯富不破 以錢克剛)”는 비난도 나온다. 하지만 태극권을 비즈니스로 승화시킨 것도 마윈의 능력이다. 시기하기보다 주목하고 연구할 인물임이 틀림없다.
 
 
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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