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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K뷰티 열풍

중앙선데이 2017.12.03 01:00 560호 31면 지면보기
외국인의 눈
“한국 화장품 정말 좋아요?”
 
러시아에 돌아온 뒤 이 질문을 받지 않고는 한 주도 지낼 수 없었다. 그만큼 러시아에서도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얘기다.
 
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보면, 이러한 현상은 러시아 내 사회변화와도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 소비자들은 전통적으로 ‘메이드 인 유럽’ 화장품을 선호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이런 편견을 깨고 한국 화장품이 러시아에서 주목받게 됐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선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들 수 있다. 튼튼한 기초 갖추기-고객을 놀라게 하기-민족적인 특성 파악-디지털 활용과 같은 특징이 있다.
한국의 품질 마크는 이제 러시아 사회에서도 인증을 받고 있다. 일반 가전뿐 아니라 화장품 같은 제품으로 폭을 넓혀 가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산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다음으로는 높은 ‘가성비’를 꼽을 수 있다. 높은 품질에 비해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특히 러시아 루블화 통화가치가 하락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값비싼 유럽 화장품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놀라운’ 재료도 한몫하고 있다. 전에는 듣기조차 힘들었던 달팽이 크림이라든지 콜라겐 같은 재료를 사용한다고 하니 써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게다가 ‘빠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소문도 자자하다. 마케팅도 성공적이다. 아시아적 느낌을 주는 화려함을 지양하고 단순한 팩을 강조해 러시아인들의 부담을 덜어 줬다. 어떤 브랜드들은 나노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러시아에서는 ‘나노’가 들어간 제품이 유행하고 있다.
 
또 한국의 뷰티 브랜드들은 소셜미디어(SNS)와 블로거들을 잘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제품의 질, 가격, 특별한 재료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 제품 구입 결정에 도움을 주고 러시아 고객의 폭을 넓히는 데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들 수 있는 성공 요인은 각계각층의 러시아 여성들이 한국 여성들 못지않게 피부관리 등 아름다움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그만큼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다. 
 
 
이리나 코르군
한국외국어대 러시아 연구소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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