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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요금으로 망가진 올림픽 도시 이미지 되살려야죠”

중앙일보 2017.12.03 00:01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최근 기승을 부리는 숙박업소 바가지요금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강릉지역 숙박업소 관계자들이 지난달 30일 강릉시청 브리핑룸에서 적정한 숙박요금을 받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강릉시]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최근 기승을 부리는 숙박업소 바가지요금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강릉지역 숙박업소 관계자들이 지난달 30일 강릉시청 브리핑룸에서 적정한 숙박요금을 받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강릉시]

 
“바가지 숙박료로 망가진 올림픽 도시 이미지를 되살리려 반값을 선언하자 곳곳에서 요금 인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반값 숙박료 선언한 손정호 대한숙박업중앙회 강릉시지부장
손 지부장 30만원에 계약된 숙박 요금 15만원만 받기로
반값 숙박료 선언에 강릉지역 숙박업소 요금 내리기 동참
강릉·평창 1495개 업소 중 계약 맺은 곳 180개 업소 전부

 
최근 강릉과 평창 등 겨울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도시에서 평소보다 많게는 5배가량 비싼 숙박 요금을 요구해 논란이 일자 반값을 선언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일부 숙박업소는 이미 계약이 끝난 요금의 차액까지 환불해준다. 
 
그 중심엔 손정호(69) 대한숙박업중앙회 강릉시지부장이 있다. 손 지부장은 지난 1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미 올림픽 기간 객실 예약을 끝냈지만, 나부터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객실당 30만원으로 예약된 요금을 반값으로 내려받겠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시 교통택지에서 45객실 규모의 SM 호텔을 운영 중인 손 지부장은 “숙박요금 반값 내리기 선언을 계기로 올림픽 도시 바가지요금의 오명을 벗었으면 한다”며 “동참하는 업소가 늘어나면 이른 시일 안에 숙박 요금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시 경포해변 인근에 있는 숙박업소들. 박진호 기자

강원도 강릉시 경포해변 인근에 있는 숙박업소들. 박진호 기자

 

그는 “많은 회원이 공감하고 동참하는 분위기다. 강제로 가격을 내리도록 할 수 없기에 얼마나 많은 분이 동참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 지부장의 숙박 요금 반값 선언 이후 강릉시 저동에 위치한 더쉼표 게스트 하우스는 객실 규모에 따라 8~20만원으로 책정했던 숙박 요금을 5만~15만원으로 내렸다.
 
마상규(43) 대표는 “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해 숙박요금을 내린다는 뉴스를 보고 동참을 결심했다”며 “이미 예약한 손님들에겐 차액분을 환불해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동안 예약을 받지 않거나 30만~40만원에 예약을 할 수 있었던 일부 숙박업소들이 15~20만원에 예약을 받기 시작하면서 적당한 가격에 묶을 수 있는 숙소가 점점 늘고 있다.
2018평창겨울올림픽을 70여 일 앞두고 과다한 숙박가격과 개별 관람객 예약거부 등 숙박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2018평창겨울올림픽을 70여 일 앞두고 과다한 숙박가격과 개별 관람객 예약거부 등 숙박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강릉숙박시설 공실정보 안내시스템에 등록된 숙박업소는 474곳이고, 대한숙박업중앙회 강릉시지부의 가입 회원은 180명이다.
 
손 지부장이 반값 요금을 선언한 건 비싼 숙박 요금으로 방문객이 타지역으로 유출돼 대규모 공실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최근 강원도가 집계한 ‘강릉·평창 지역 올림픽 기간 중 숙박업소 계약 현황’에 따르면 강릉과 평창 지역의 객실 계약률은 객실 1만6286개 중 26%(4163실)에 불과하다. 두 지역 1495개 숙박업소 중 계약을 맺은 곳은 180개 업소가 전부다.  
 
손 지부장은 “2012년 열린 여수엑스포의 경우 개최 전 숙박요금이 1박에 20~30만원까지 오르는 등 바가지요금으로 문제가 됐었다”며 “이 때문에 엑스포 기간에 숙박 손님이 없어 4인 기준 7만원에 묵을 수 있는 숙박업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한 펜션에 걸려있는 현수막. 박진호 기자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한 펜션에 걸려있는 현수막. 박진호 기자

 
이어 그는 “지나간 버스는 뒤에서 아무리 손을 흔들어도 돌아오지 않는다”며 “올림픽이라는 세계적 이벤트를 놓치지 말고 강릉시 숙박업소 영업주 모두가 웃을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좋은 선택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강원도 역시 과다한 숙박요금 문제 해결해 나섰다. 강원도는 바가지요금을 근절을 위해 속초와 원주 등 올림픽 개최도시와 인접한 시·군의 대형숙박시설 17곳, 4904실에 대해 12월부터 일반 관광객이 예약할 수 있도록 업체와 협의를 완료했다. 

 
또 고성과 삼척·속초에 위치한 대명리조트와 한화리조트 등 대형숙박시설 27곳, 1만418실에 대해서도 조기 예약이 가능하도록 협의할 계획이다.  
 
이들 대형숙박시설은 강릉과 평창 등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와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다.
 
지난달 24일 강원 춘천시 베어스호텔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숙박협회 회원들이 겨울올림픽 손님맞이 전진대회를 개최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강원 춘천시 베어스호텔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숙박협회 회원들이 겨울올림픽 손님맞이 전진대회를 개최했다. 연합뉴스

 
최문순 강원지사는 “예약 가능 업소가 확대되고 요금이 정해지면 자연스럽게 중소규모 숙박업소도 적당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바가지 숙박요금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도 운영된다. 바가지요금으로 적발될 경우 시설개선 등 모든 지원사업에서 배제된다. 또 관할 세무서에도 해당 내용을 통보해 세무조사 등을 의뢰할 방침이다.
 
강릉=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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