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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청년실업 줄이기, 진로교육에 달렸다

중앙일보 2017.12.02 01:29 종합 29면 지면보기
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올 들어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10%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체감 실업률이라 할 수 있는 고용보조지표3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 청년 실업률은 매월 22%를 넘는다. 이처럼 청년들은 높은 실업률로 시름이 깊은데, 아이러니하게 사업체들에선 일할 사람이 없어 난리다. 고용노동부의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보면 화이트칼라(white-collar) 관련 직종에서의 구인난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구인난에 허덕이는 사업체는 늘어나는데도 청년 실업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증가일로의 청년 실업 문제와 일자리 미스매치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높은 청년실업률에도 구인난
할 일 아닌, 하고 싶은 일 없는
청년 늘어나는 게 더 큰 문제
실질적 진로교육 방안 시급

청년 실업 해소 방안을 연구하다 최근에 이 문제는 어쩌면 우리나라 진로 및 취업교육 시스템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졸자 직업 이동 경로 조사의 가장 최근 자료인 2014년과 2015년(조사 연도 기준) 자료를 통합해 대졸 청년들의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분석해 보니 전공을 선택할 때 장래 진로 및 취업을 미리 고려했던 학생들의 경우 졸업 후 취업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유의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 직업 이동 경로 조사에 따르면 대학 진학 시 전공 선택의 동기에 대한 설문 결과 응답 학생의 27%만이 직업 및 취업 전망을 고려해서라고 답했으며 나머지 학생은 수능 및 학교 성적에 맞춰, 흥미 및 적성을 고려해, 부모님이나 선배님의 권유로, 사회적 인식이나 명성 때문에 등으로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사회경제학적 요인을 포함해 실증 분석을 수행한 결과 진로 및 취업을 고려해 전공을 선택한 학생의 경우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졸업 후 취업에 성공할 확률이 약 3%포인트 유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전공이 소위 잘나가는 학과이기 때문은 아니다. 학과 변수를 통제하고 분석해도 결과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면 3%포인트라는 게 미미한 수치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실증 분석 결과라는 것이 유의적인 양의 효과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취업률과 실업률을 일대일로 매칭시키는 것이 무리가 있겠지만 취업 확률 3%포인트 상승이 청년 실업률 3%포인트 감소로 어어진다고 생각하면 적지 않은 효과라 할 수 있다.
 
시론 12/2

시론 12/2

그런데 분석 결과 흥미로웠던 것은 각 대학에서 대학생들의 취업 준비와 진로 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운영하는 진로 및 취업 교과목의 경우 졸업 후 취업에 유의미한 효과를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직장 체험 프로그램은 대학 졸업 후 취업 가능성을 유의적으로 증가시켰다. 직장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졸업 후 취업 성공 확률이 약 2%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실의 경험보다 체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정책적인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면 이런 것이다. 먼저 중·고등학교에서 진로 및 취업교육을 강화하고 확대하는 것이 학생들의 진로 결정 및 취업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진로교육 현황 조사에 따르면 선택과목인 진로와 직업의 채택 비율은 중학교 76.6%, 고등학교 46.8%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로와 직업에 대해 1차로 결정해야 하는 고등학생들은 절반 이하만이 참여하는 것이다. 교육은 담당자들의 열정과 콘텐트에 따라 학생들의 참여와 결과도 달라진다는 점에서 우리는 진로교육 관련 콘텐트 개발에 좀 더 투자를 늘리고 담당 교사와 전문가 육성을 통해 진로 및 취업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
 
물론 교육부에서도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진로 및 취업교육 강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여기에 한 가지만 첨언하자면 내용이 훨씬 더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기술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대학 졸업 후 청년들의 취업 기회를 높이기 위해서는 직장 체험 프로그램도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여 기업들에는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직장 체험 프로그램을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고 괜찮은 중소기업에 대한 학생들의 취업의사를 제고해 나갈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 진로 및 취업 교과목은 이론 중심이 아닌 학생의 요구와 시대 흐름에 부응할 수 있는 산학 연계 및 현장 중심 교육으로 교과과정을 대폭 개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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