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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1.5% 깜짝 성장, 4분기 뒷걸음쳐도 올 성장률 3%

중앙일보 2017.12.02 01:01 종합 5면 지면보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1일 금융협의회에 참석해 은행장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1일 금융협의회에 참석해 은행장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뉴스1]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올려 잡았다. 당시만 해도 국제기구의 예상은 지나친 낙관으로 여겨졌다. 
 

3분기 수출 6.1% 늘고 추경 효과도
당초 목표치 달성 … 3.3% 전망까지
“국민소득 3만 달러 내년엔 가능”

유가·금리·원화 신3고 먹구름 숙제
산업 구조조정, 노동 유연성 제고를

한국은행은 1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기구의 예상이 장밋빛 전망이 아니라 적중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5% 늘었다. 이전에 발표한 속보치(1.4%)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분기 성장률 기준으론 2010년 2분기(1.7%) 이후 7년3개월 만의 최고치다.
 
‘깜짝’ 성장의 주역은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이다. 수출은 전 분기보다 6.1% 증가했다. 증가율로 따져도 2011년 1분기(6.4%) 이후 6년 반 만에 가장 높다. 1.5%의 성장률 중 수출이 기여한 정도가 0.9%포인트나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편성한 추가경정예산도 도움이 됐다. 3분기 정부 지출 증가율은 2.3%를 기록했다. 정부 지출의 GDP 성장 기여도는 0.4%포인트다.
 
3분기 성장률이 1.5%로 나오면서 정부 목표치인 올해 3% 성장률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4분기 성장률이 뒷걸음질쳐도(-0.72~-0.36%) 연 3% 달성은 가능하다. 4분기 경제가 제자리걸음(0.02~0.38%)을 하더라도 올해 성장률은 3.2%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4분기 성장률이 0.39~0.75%정도면 3.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10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소비·투자가 전월 대비 감소하며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11월 수출 실적이 두 자릿수를 유지한 데다 정부가 재정 집행률을 높이고 있어 4분기 전망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액(496억7000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6% 늘었다. 역대 11월 수출 실적 중 최고치다. 1~11월의 누적 수출액(5248억 달러)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성장률 서프라이즈’는 국민소득의 증가로 이어졌다. 한은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 대비 2.4% 늘어났다. 1분기(2.7%) 이후 최고치다. 명목 GNI는 전 분기보다 3.4% 늘어났다.
 
이에 따라 1인당 국민소득도 3만 달러에 바짝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인당 GNI(명목)는 2만7561달러였다. 1인당 GNI는 국민(가계와 기업 포함)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것이다. 한국의 명목 GNI는 2006년(2만795달러) 처음 2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10년 넘게 3만 달러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은은 “최근 원화 강세가 진행되고 있지만 올해 3만 달러 달성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현재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민간 기관에선 올해 1인당 GNI를 2만9000달러대로 전망한다.
 
4분기 성장률 따라 달라질 2017년 성장률

4분기 성장률 따라 달라질 2017년 성장률

각종 경제 지표로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복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당장 ‘신3고(고유가·고금리·원고)’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세계 경기 개선 등으로 국제 유가는 들썩이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3분기 기준으로 가계부채가 1419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소비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면 가계의 소비 여력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도 수출 기업에는 부담이다. 반도체에 집중된 취약한 수출 구조도 걱정거리다. 이미 반도체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위주로 진행된 설비투자 사이클이 내년에는 거의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해 7~8% 증가했던 건설투자가 내년엔 제로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은 분명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만 좋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출 증가도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개선보다 세계 경제의 호조와 중국의 과잉 공급 요인 등이 사라진 영향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외부 상황이 달라지면 분위기가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인교(국제통상학) 인하대 부총장은 “보호무역주의의 뇌관이 터지면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수출이 무너지면서 경제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경제 주체가 부가가치를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산업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유연성을 개선하는 등의 작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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