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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귀순병 살린 이국종 교수, 기적 같은 일 해냈다”

중앙일보 2017.12.02 01:00 종합 8면 지면보기
문재인

문재인

문재인(얼굴)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남으로 넘어온 북한군 귀순 병사 오청성(25)씨의 생명을 구한 사람들을 1일 만났다. 오씨의 두 차례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JSA 경비대대 한국군 대대장이었던 권영환 중령과 미군 대대장인 매슈 파머 중령, 오씨에게 포복으로 접근해 구출해 낸 송승현 상사와 노영수 중사, 군의관 황도연 대위, 미군 군의관 제프리 슈밋 소령, 의무담당관 하트필드 병장 등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차를 함께 마시며 격려했다.
 

한·미 JSA 관계자 청와대 초청
“소령 이국종” 관등성명 댄 이 교수
“외상센터 축으로 한·미 동맹 접점”

관련 예산 212억 증액 ‘이국종 효과’
아주대에 발전기금 150건 들어와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특별히 고마움을 표하고 싶어서 이렇게 모셨다”며 “저도 예전에 (특전사 부대에 근무하던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때 미루나무 제거 작전에 참여한 적이 있어 그쪽 지역이 얼마나 예민하고 위험한 지역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북한군이 추격을 하면서 수십 발의 총알을 발사해서 총알이 남쪽으로 넘어오기도 하고, 북한군 한 명은 경계선(군사분계선·MDL)을 넘기도 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정말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귀순한 북한군을 신속하게 구출해서 목숨도 살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런 뒤 “우리 국민들은 군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고, 한·미 양국의 굳건한 공조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단순히 문서로 맺은 동맹이 아니라 피로 맺은 동맹으로 미국의 고마움에 대해 잊지 않으려고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대로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파머 중령은 “귀순한 북한 병사가 총상을 입고도 정말 빠르게 뛰었는데, 한국의 자유가 이끄는 힘이 그만큼 강했다”며 “여기 있는 의료진 덕분에 그 병사는 대한민국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한 북한군 병사를 구조한 JSA 경비대대 한·미 장병들과 치료를 담당한 아주대 이국종 교수를 청와대로 초청해 환담했다. 문 대통령이 환담을 마치고 떠나는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하트필드 병장, 송승현 상사(진), 이 교수, 미군 대대장 매슈 파머 중령, 한국군 대대장 권영환 중령, 노영수 중사, 의무 담당 황도연 대위, 제프리 슈밋 소령. 명예해군소령으로 해군 정복을 입고 행사에 참석한 이 교수는 문 대통령과 악수할 때 ’소령, 이국종“이라고 관등성명을 대기도 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한 북한군 병사를 구조한 JSA 경비대대 한·미 장병들과 치료를 담당한 아주대 이국종 교수를 청와대로 초청해 환담했다. 문 대통령이 환담을 마치고 떠나는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하트필드 병장, 송승현 상사(진), 이 교수, 미군 대대장 매슈 파머 중령, 한국군 대대장 권영환 중령, 노영수 중사, 의무 담당 황도연 대위, 제프리 슈밋 소령. 명예해군소령으로 해군 정복을 입고 행사에 참석한 이 교수는 문 대통령과 악수할 때 ’소령, 이국종“이라고 관등성명을 대기도 했다.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국종 교수를 향해선 “우리 이국종 교수님은 북한군이 그렇게 중상을 입었는데도 목숨을 구하는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며 “우리 외상센터가 인력이나 장비 면에서 상당히 열악한데도 실력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아덴만 작전에서 석해균 선장의 목숨을 구해낸 과정에서 지금의 중증외상센터가 출범하게 되었고, 또 이번 북한 병사 귀순에서 중증외상센터의 현재를 돌아보는 계기도 만들어줬다”고 했다.
 
명예 해군 소령으로서 해군 정복을 입고 참석한 이 교수는 문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소령 이국종”이라고 관등성명을 댔다. 이 교수는 “저희는 한·미 동맹이 그냥 서류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외상센터를 축으로 해서 주한미군, 한국 해군이 2003년부터 일해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 “더 자랑스러운 것은 대통령 각하께서 (특전사) 공수부대원이었고, 저희 모두도 한때 현역 군인이었고, 유사시 같은 일을 할 것이란 점”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민·관·군이 일치가 돼서, 하나가 돼서, 협력·방어태세 같은 것들이 교과서적으로만 나오는 게 아니고 실제 상황에도 구현될 수 있다고 국민들께 말씀드릴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와 만났던 일화도 전했다. “(리퍼트 전 대사가) 저희 병원에 입원하고 있던 주한미군 장병들, 한국과의 연합작전 상황을 일일이 보면서 ‘한·미 동맹의 가장 큰 증거가 정치적 레토릭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실제 이렇게 외상센터에서 구현되고, 서로 한국 사람들이 (미군을) 치료해 주고, 또 미군이 한국 사람을 치료해 주는 것을 보면서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는 것이었다.
 
◆"국정원 기금으로 귀순병 치료비 댈 것”=여야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권역외상센터 예산을 당초 400억원에서 212억원 증액해 612억원을 편성하기로 합의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긴급후송 의무헬기 구입을 계획보다 앞당겨 2018년과 2019년에 4대씩 8대를 도입하도록 예산을 배정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송 장관은 북한군 오씨의 병원비에 대해선 “국가정보원의 탈북주민지원기금으로 치료비를 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주대병원에도 ‘이국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병원에는 지난달 20일 이후 기업과 단체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보낸 발전기금 기탁금이 150건에 달한다고 한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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