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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마켓 랭킹] 다가오는 전기차의 시대…'핫한' 전기차는?

중앙일보 2017.12.02 00:09
‘달려라 부메랑’ 기억하십니까? 1990년대 초등학교 앞을 휩쓴 ‘미니카’ 열풍을 만들어 낸, 추억의 애니메이션입니다. 미니카는 순정보다는 역시 개조하는 맛이었습니다. 그 시절 모터의 ‘갑’이 ‘블랙모터 ’였다면 배터리는 역시 ‘노란 충전지’였습니다. 밤새 머리맡에서 충전시킨 ‘노란 충전지’를 미니카에 끼워 넣으면, 온종일 가지고 놀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죠.
 

내연기관차보다 먼저 등장한 '오래된 미래'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압도적 1위
르노삼성 SM3 Z.E.·기아 쏘울 EV 뒤쫓아
국내 전기차 판매, 올해 처음 1만대 돌파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사진 현대차]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사진 현대차]

미니카와 충전지를 떠올린 건, 미래 자동차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전기차 때문입니다. 제가 태어나 처음 관심을 가진 ‘자동차’가 바로 전기차였던 겁니다. 그런데 실은, 자동차의 역사에서도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먼저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1834년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앤더슨이 최초의 전기차를 개발했죠. 내연기관차의 등장은 이때로부터 거의 30년 뒤의 일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전기차는 ‘오래된 미래’인 거죠.
 
심지어 소음과 진동이 적고 시동을 걸기가 편했던 전기차는 1900년대 초까지 미국 등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전기차 전성시대가 온다면, 전기차 입장에선 실은 제2의 전성기가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전기차의 두 번째 전성기를 이끌 차는 무엇일까요.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사진 현대차]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사진 현대차]

 
현재 국내 최강자는,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입니다. 독자님들, 혹시 실망하셨는지요. 물론 내연기관차에 비하면 아직 시장 자체가 작고,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도 아주 빠른 편은 아니라 얼마든지 역전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어쨌든 현재로써는 현대차가 만든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압도적입니다. 버스 등을 제외하고, 올해 10월 말 기준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 전기차는 모두 1만75대인데 이 중 6203대가 아이오닉 일렉트릭입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해 3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 이어 등장한 아이오닉 가문의 둘째입니다. 최대 출력 88kW, 최대토크 295 Nm의 모터를 달았고 1회 충전 기준 주행거리는 191㎞죠. 출시 당시엔 국내 전기차 중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가장 길었습니다. 또 현대차에 따르면 동일한 비용으로 충전한 뒤 주행 가능 거리로 경제성을 따지는 이른바 ‘전비(電費)’가 전 세계 전기차 중 가장 우수한 수준입니다.
르노삼성 'SM3 Z.E.' [사진 르노삼성]

르노삼성 'SM3 Z.E.' [사진 르노삼성]

 전기차 2위는 르노삼성자동차의 ‘SM3 Z.E.’ 입니다. 올해 10월까지 1569대가 판매되면서 뒤를 쫓고 있습니다. 순수전기차 중에선 국내에서 유일한 준중형 세단으로, 긴 주행거리와 비교적 넉넉한 공간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얼마 전 열린 ‘대구 국제미래 자동차엑스포’에선 처음으로 신형 SM3 Z.E.가 공개되기도 했어요. 신형은 기존 모델보다 주행거리가 57% 향상돼 1회 충전 시 213㎞를 달릴 수 있죠.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국내 승용차 1일 평균 주행거리인 40㎞를 기준으로 삼으면 한번 충전으로 약 5일 동안 주행할 수 있는 겁니다.
르노삼성 'SM3 Z.E.' [사진 르노삼성]

르노삼성 'SM3 Z.E.' [사진 르노삼성]

 
SM3 Z.E.는 국내에 하나뿐인 준중형 세단 전기차인 만큼 택시나 관용 차량으로도 꽤 판매됐습니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올 4월 보건복지부에서 1200대를 샀고, 서울시ㆍ대구시ㆍ제주시 등에서 SM3 Z.E. 택시가 운영 중이죠. 지난해 8월엔 제주에서 누적 주행거리 10만㎞를 돌파한 택시도 탄생했습니다.
 
기아차 '쏘울 EV'. [사진 기아차]

기아차 '쏘울 EV'. [사진 기아차]

국내 전기차 시장의 ‘넘버3’는 기아자동차의 ‘쏘울 EV’입니다. 역시 10월 말 기준, 올해 총 1290대가 팔렸습니다. SM3 Z.E.를 바짝 추격하고 있죠. 올해 판매 순위는 3위이지만, ‘탑 3’ 중 가장 어른은 이 차종입니다. 2014년 처음 출시됐습니다.
 
기아차 '쏘울 EV'. [사진 기아차]

기아차 '쏘울 EV'. [사진 기아차]

혹시라도, 늙었다고 얕잡아 봐선 안 됩니다. 현재 판매되는 ‘2018 쏘울 EV’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80㎞로 앞선 차들 못지않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 2만1000대를 돌파하며 국산 전기차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쏘울 EV는 지금도 특유의 귀여운 외관과 차급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GM의 쉐보레 '볼트 EV'. [사진 한국GM]

한국GM의 쉐보레 '볼트 EV'. [사진 한국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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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를 차지한 차는 ‘최강의 주행거리’를 앞세운 한국GM의 쉐보레 ‘볼트 EV’입니다. 같은 기간 총 539대가 팔렸습니다. 볼트 EV는 기존 전기차의 배에 가까운 1회 충전 주행거리 383㎞를 자랑합니다. 수치상, 1시간 급속충전으로 전체 배터리 용량의 80%까지만 충전해도 300㎞ 이상 주행할 수 있죠.
한국GM의 쉐보레 '볼트 EV'. [사진 한국GM]

한국GM의 쉐보레 '볼트 EV'. [사진 한국GM]

 
뛰어난 성능에도 판매량이 4위에 그친 것은 3월에 출시된 만큼 판매 기간이 짧았고,  수요를 다 감당할 만큼의 물량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볼트 EV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판매 중인 모델입니다.
 
르노삼성 '트위지'. [사진 르노삼성]

르노삼성 '트위지'. [사진 르노삼성]

이어 2위인 르노삼성 SM3 Z.E.의 작고 귀여운 동생, ‘트위지’가 5위입니다. 10월까지 259대가 팔린 트위지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앞선 차들과는 차별화되는 전기차입니다. 일단 같은 4륜이지만, 한눈에 봐도 기존 차와는 완전히 다른 ‘초소형 전기차’입니다. 앞뒤로 2명까지 탈 수 있죠. 작은 만큼 골목길도 ‘슉슉’ 이동할 수 있어 운전이 편하고, 주차도 훨씬 쉽습니다. 르노삼성은 “125cc 스쿠터 급의 순간 가속 성능을 가지고 있고 회전반경도 짧아 ‘이지 드라이빙’이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르노삼성 '트위지'. [사진 르노삼성]

르노삼성 '트위지'. [사진 르노삼성]

 
충전 역시 특별합니다. 다른 전기차처럼 별도의 충전기가 필요 없이, 가정용 220V 콘센트로 충전할 수 있습니다. 차 앞머리 덮개 밑에 숨겨진 충전 케이블을 플러그에 꽂기만 하면 됩니다. 주행성능은 최고출력 14kW, 최대토크 57 Nm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80㎞로 도심에서 주행하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아직 물량이 많지 않습니다. 
르노삼성 '트위지'. [사진 르노삼성]

르노삼성 '트위지'. [사진 르노삼성]

 
여기까지가 국내에서 판매순위로 한 손안에 드는, ‘핫한’ 전기차들입니다. ‘주변에 저런 차 타는 사람 아직 못 봤는데’ 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내연기관차에 비하면 아직 판매량이 미미한 수준이죠. 그러나, 누군가 “머지않은 미래에 국내 전기차 시장도 전성기를 맞을까”라고 묻는다면, “거의 확실하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장래가 밝은 것이 전기차입니다. 국내 순수전기차 시장은 최근 해가 바뀔 때마다 배로 성장하고 있고, 올해는 연간 판매량이 처음 1만대를 돌파했죠. 몇 년 뒤면 자고 일어날 때마다 주차장에 전기차가 늘어 있는 걸 눈으로 확인하시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날이 오면, 앞서 소개한 전기차들은 얼마나 자기의 순위를 지키고 있을까요. 벌써 궁금해집니다.
 
2017년 전기차 판매순위. 자료: 각 업체(10월 말 기준)

2017년 전기차 판매순위. 자료: 각 업체(10월 말 기준)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 이미지를 누르면 지난 '별별 마켓 랭킹 이건 몇등이니'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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