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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며느리 메건 마클이 깬 영국 왕실의 전통

중앙일보 2017.12.02 00:05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왕실은 나름의 전통과 규율이 있다. 왕족 가족으로서 누리는 혜택도 많지만 지켜야할 규율과 법도도 많은 법. 왕실 법도 중 대부분이 수백년 전부터 내려오는 것이라 부지불식간에 어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내년 5월 왕실 며느리가 될 미국인 배우 메건 마클도 예외는 아니다. 영국 언론들은 벌써부터 예비 며느리 마클에 대한 감시에 들어간 모양이다. 마클의 최근 행적 중 영국 왕실규율에 맞지 않는 것들을 골라봤다.
 
공개적으로 과도한 스킨십을 하지 않는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공 내외는 물론, 찰스 왕세자 내외와 윌리엄 왕세손 내외 등 왕실 가족들은 공개된 곳에서 부부끼리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이들과 과도한 스킨십을 하지 않는다. 일반인들이 왕실 가족들의 몸에 손을 대는 일도 거의 없다.  
하지만 해리 왕자와 메건은 다른 사람 따윈 의식하지 않는 눈치다. 지난 9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인빅터스 게임 관람 중 스스럼없이 손을 잡거나 키스를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배우로 공인생활이 길었던 메건 마클은 SNS를 통해 친지들과 끌어안거나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사진들을 공개하고 있다. 왕실에 들어가서는 이런 장면들이 사라질지 지켜볼 일이다.
 
품위를 지키는 엄격한 드레스코드
할리우드 배우답게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해온 메건. 은빛 광택이 나는 짧은 원피스를 입었다.

할리우드 배우답게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해온 메건. 은빛 광택이 나는 짧은 원피스를 입었다.

 
영국 왕실의 교과서와도 같은 옷차림을 선보이는 미들턴 왕세손빈. 무릎 길이의 단정한 투피스나 원피스를 즐겨입는다. [중앙포토]

영국 왕실의 교과서와도 같은 옷차림을 선보이는 미들턴 왕세손빈. 무릎 길이의 단정한 투피스나 원피스를 즐겨입는다. [중앙포토]

 왕실 가족으로서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단정한 옷차림이 기본이다. 메건 역시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찢어진 청바지나 허벅지가 드러나는 짧은 치마 등 노출이 심한 옷들도 많이 입었다. 이 때문에 결혼을 계기로 옷들을 새로 장만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큰 걱정은 없다. 세상이 주목하는 영국 왕실 가족에게 옷을 제공하려는 디자이너는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몰자 추도 기념식에 군복 차림에 수염을 기르고 나타난 해리 왕자. [중앙포토]

지난달 전몰자 추도 기념식에 군복 차림에 수염을 기르고 나타난 해리 왕자. [중앙포토]

한편 해리 왕자도 과거 여러 차례 왕실의 드레스코드를 지키지 않았다. 지난 11월 런던에서 열린 전몰자 추도 기념식에 군복 차림으로 참석한 해리. 그는 당시 면도를 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영국 육군에서는 수염을 기르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굳이 따지자면 군법위반에 해당한다. 해리 왕자가 2015년에 제대했기 때문에 특별히 허용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다리 꼬고 앉기
인도 타지마할에서 나란히 앉은 윌리엄 왕세손 내외(왼쪽)와 해리-메건 커플. [중앙포토]

인도 타지마할에서 나란히 앉은 윌리엄 왕세손 내외(왼쪽)와 해리-메건 커플. [중앙포토]

지난 9월 열린 인빅터스 게임. 상이군인들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 대회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 해리 왕자다. 두 사람이 연인관계임을 발표한 뒤 처음 공개석상에 함께 나타난 자리가 인빅터스 대회였다.  
경기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다리를 꼬고 앉았던 메건. 하지만 왕실에서는 캐서린 미들턴 왕세손빈이나 여왕처럼 다리를 한쪽으로 가지런히 모으거나 발목을 X자로 크로스하는 게 정석이다.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는 자세는 ‘Duchess Slant’라는 명칭까지 있을 정도.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왼쪽)과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중앙포토]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왼쪽)과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중앙포토]

왕실 에티켓 전문가인 미카 마이어에 따르면 앉은 상태로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포즈라고 한다. 다리를 살짝 한쪽으로 기울게 모음으로써 다리가 예뻐보이고,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노출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정치적 의사 표시를 하지 않는다
메건 마클이 지난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투표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메건 마클이 지난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투표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메건 마클은 공개적으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다. [마클 인스타그램]

메건 마클은 공개적으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다. [마클 인스타그램]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메건 마클은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라”며 투표를 촉구하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자신이 지지하는 대선 후보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 왕실 가족들이 투표에 참여하거나 공개된 장소에서 정치적 의견을 밝히는 것은 금지돼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할 대목이다.
 
연애에 대한 언급을 할 수 없다
메건 마클이 표지모델로 나온 미국 잡지 '배니티페어'. 해리 왕자와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메건 마클이 표지모델로 나온 미국 잡지 '배니티페어'. 해리 왕자와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메건은 최근 미국 잡지 ‘배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와의 만남과 연애 내용을 소상히 밝혔는데 이 역시 영국 왕실에서는 매우 드문 경우다.  “우리는 연인관계다. 서로 사랑하고 있다” “열애 뉴스가 나오기 6개월 전부터 교제해 왔다. 한동안 일 때문에 바빴지만 나를 바라보는 세상의 눈이 점점 달라지는 걸 느꼈다. 하지만 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사귀는 사람에 따라 나를 바꿀 생각은 없다”고 말하기도.  
마클은 한 치례의 이혼 경력, 또 어머니가 아프리카 출신이란 이유로 해리 왕자와 교제를 시작한 이후 인신공격을 받기도 했다. 당시 마클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공개 요청했던 해리 왕자는 “우리는 젊은 세대가 세상을 왜곡된 관점이 아니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독려하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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