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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 카메라맨이 뽑은 로열패밀리의 16개 장면

중앙일보 2017.12.02 00:05
 
영국 왕실 전속 사진작가인 크리스 잭슨.

영국 왕실 전속 사진작가인 크리스 잭슨.

영국 왕실 전속 카메라맨으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 잭슨. 지금까지 엘리자베스 여왕과 윌리엄 왕세손,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 해리 왕자 등 로열 패밀리의 일상은 물론 이들의 해외순방 때도 동행하고 있다. 그의 부인 나타샤 아처는 미들턴 왕세손빈의 스타일리스트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왕실 가족과 가장 가까이서 지낼 수 있는 사람이다. 
 
해리 왕자(왼쪽)와 함께 사진전시를 보고 있는 크리스 잭슨.

해리 왕자(왼쪽)와 함께 사진전시를 보고 있는 크리스 잭슨.

전속 카메라맨과 피사체의 관계이다 보니 일반에 좀처럼 공개되지 않는 장면들을 마주할 기회가 생긴다. 유모에 안겨 창밖을 바라보는 조지 왕자나 자기 앞에서 날갯짓을 하는 큰 새를 보고 당황하는 찰스 왕세자 내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까지도….
돌을 갓 지난 조지 왕자가 유모 품에 안겨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사진.

돌을 갓 지난 조지 왕자가 유모 품에 안겨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사진.

독수리의 날개짓에 놀라는 찰스 왕세자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순간 포착했다.

독수리의 날개짓에 놀라는 찰스 왕세자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순간 포착했다.

그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로열패밀리를 촬영한 16장의 사진과 그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1. 샬럿 공주의 첫 부케

지난 7월 윌리엄 왕세손 일가의 폴란드와 독일 공식방문은 어린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가 동행해 수많은 화제를 낳았습니다. 낯을 가려 뾰로통한 표정을 짓거나 엄마 아빠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이 종종 카메라에 포착됐는데 이 또한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죠. 사진은 독일 공항에 도착한 샬럿 공주가 작은 꽃다발을 받아 든 모습입니다. 조금 수줍은 표정으로 부케를 건네준 사람을 올려다보고 있네요.  

 
2. 오르세 미술관 찾은 윌리엄 왕세손 부부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진입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왕세손 부부의 아름다운 실루엣이 부각된 작품이었다. 미들턴 왕세손빈이 살짝 왼쪽을 돌아봐 준 덕에 생동감있는 사진으로 완성됐습니다. 평소 왕실 가족들은 공식 석상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진은 그들의 일상에 한발 다가선 귀중한 사진입니다.

 
3. 로열 웨딩

왕실의 결혼식은 왕실 담당 카메라맨으로서 평생 기억에 남는 날입니다. 2011년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결혼식은 전세계 20억 명이 지켜보는 세기의 웨딩이었죠. 나는 대중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윌리엄 왕세손 부부를 가장 먼저 촬영하기 위해 일찌감치 최고의 자리를 선점했습니다. 이날은 새벽 2시에 일어나 카메라 등 장비를 몇십 차례나 점검했구요. 대기하는 시간은 긴장의 연속이었죠. 그런데 건물 밖으로 나오는 왕세손 부부가 가장 먼저 내 카메라를 바라봐줬어요. 럭키!

 
4. 자메이카를 방문한 해리 왕자

해리 왕자가 지난 2012년 자메이카와 브라질을 공식 방문했을 때 사진입니다.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 선수와 해리 왕자가 자메이카의 육상 경기장에서 100m 달리기 경기를 하기로 했다더군요. 나는 트랙의 골 지점에 카메라를 세워놓고 출발 사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해리 왕자가 기습적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볼트 선수가 “내가 한발 늦었다!”며 뒤쫓아오는 형국이었죠. 해리 왕자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일품입니다.  

 
5. 개양귀비꽃밭에 선 엘리자베스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런던의 한 야외 전시회를 방문한 모습입니다. ’Blood Swept Lands and Seas of Red(붉은 피의 땅과 바다)‘라는 제목의 전시회로, 세라믹으로 만든 포피(개양귀비꽃)이 런던탑에서 시작해 그 일대를 붉게 물들였던 기획이었습니다. 88만 8246개의 포피로 만들어진 작품이었는데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과 식민지에서 목숨을 잃은 병사의 수라고 합니다.  

 
6. 스코틀랜드의 여왕 모자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스포츠 문화축제인 ‘브래머 하일랜드 개더링’에 참석한 엘리자베스 여왕과 아들 찰스 왕세자. 여왕 팀 소속 선수들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두 모자의 즐거운 표정을 줌으로 당겨 찍었습니다.

 
7. 여동생 샬럿 공주를 바라보는 조지 왕자

사전 대본 없이 순간포착한 작품입니다. 2015년 7월 샬럿 공주의 세례식이 열렸지요. 공주의 할머니인 고 다이애나비가 세례를 받은 성 마리아 막달레나 교회에서 열렸는데요, 유모차 안에 누운 여동생을 보려고 까치발을 한 조지 왕자의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랍니다.

 
8. 수직하강에 도전하는 캐서린 왕세손빈

캐서린 미들턴 왕세손빈은 매우 활동적인 분입니다. 꾸밈없는 소탈한 성격으로, 순간순간 보여주는 다양한 표정은 훌륭한 피사체이기도 합니다. 이 사진은 북웨일즈에 있는 액티비티 센터에서 수직하강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왕세손빈은 몇 년 전 암벽등반을 하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9. 네팔을 방문한 해리 왕자

해리 왕자는 지난 2016년 3월 네팔 히말라야산의 작은 마을을 방문, 수퍼스타와 같은 환대를 받았습니다. 주민들이 달려와 환영의 꽃목걸이를 그의 목에 걸어주었는데 마지막엔 해리 왕자가 앞을 볼 수 없어 걸을 수 없을 정도였죠. 따뜻하고 순박한 주민들의 마음이 전해지는 훈훈한 장면이었습니다.

 
10. 치마에 구두 차림이어도 괜찮아

2016년 윌리엄 왕세손빈 부부의 인도방문 첫날 찍은 사진입니다. 크리켓 경기장에는 인도의 유명 크리켓 선수인 사틴 텐둘칼이 등장해 캐서린 미들턴 왕세손빈과 경기를 벌였습니다. 왕세손빈은 인도 디자이너 아니타 동그리의 긴 드레스에 통굽 구두를 신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입을 앙다문 채 날라오는 크리켓 볼을 힘껏 쳐내는 왕세손빈의 표정이 활기차 보입니다.

 
11. 조지 왕자, 캐나다에서 만난 비누방울

지난해 조지 왕자의 즐거운 표정을 순간 포착한 사진입니다. 바로 옆에서 아버지 윌리엄 왕세손이 불어준 비누방울에 온통 정신을 빼앗긴 왕자. 함께 첫 해외순방에 나선 샬럿 공주와 조지 왕자를 위해 캐나다 정부는 풍선장식과 비누방울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12. 코끼리 도나와 악수하는 엘리자베스 여왕

이런 사진을 찍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한 장. 영국의 휩스네이드 야생동물원의 코끼리 센터가 개설돼 여왕이 방문한 자리에 동행할 수 있었습니다. 여왕이 직접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는 일정은 예정에 없었기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죠. 여왕마마는 의연하게 다가가 코끼리 도나와 먼저 악수를 나누셨답니다.  

 
13. 인도를 방문한 찰스 왕세자 부부

2012년 인도 아크샤르담 사원을 방문했을 당시 촬영한 사진입니다. 찰스 왕세자 내외와는 갈라파고스 섬이나 파키스탄 등을 방문할 때 동행했는데, 언제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서 주신답니다.

 
14. 레소토 아이들과 함께한 해리 왕자

해리 왕자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해리 왕자와 레소토 왕국의 세이소 왕자가 2006년 설립한 자선단체가 주최한 일종의 프로젝트에 참석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해리 왕자는 레소토 아이들이 풀밭에서 함께 사진을 찍고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해리 왕자의 눈으로 바라본 레소토가 궁금해 사전에 왕자에게 카메라를 하나 건넸습니다. 나중에 살펴보니 카메라는 따뜻한 사진들로 가득했습니다.

 
15. 조지 왕자의 공식 기념사진

조지 왕자가 4살이 됐을 때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을 촬영할 기회가 내게 오다니. 전세계 언론에 보도된 사진입니다.

 
16. 싱가포르 그런지 전몰자국립묘지를 방문한 왕세손빈

작은 우산을 쓴 캐서린 미들턴 왕세손빈이 싱가포르의 전몰자 국립묘지를 둘러보는 모습입니다. 왕실 전속 카메라맨으로 일을 하면서 매일 찍은 사진들을 종류별로 분류를 하고 있습니다. 웃기면서도 재미있는 사진, 공식행사 사진, 역사적인 사진 등. 그 중에서도 이런 울림이 있는 사진을 찍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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