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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독일 총리, 생명줄 쥔 슐츠와 만났지만…연정여부 오리무중

중앙일보 2017.12.01 18:29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와 슐츠 사민당 대표 [AP=연합뉴스]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와 슐츠 사민당 대표 [AP=연합뉴스]

 중도우파 정당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생명을 총선을 앞두고 경쟁한 중도좌파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가 연장해줄까.
자유민주당 및 녹색당과의 연정 협상에 실패해 위기에 놓인 메르켈 총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밤 슐츠 사민당 대표와 2시간 넘게 회동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초청으로 열린 자리다.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과 자매당인 기독사회당이 호르스트 제호퍼 대표도 참석했다.

대통령 초청으로 대연정 협상 위해 심야 회동
협상 내용 일절 함구한 채 헤어져
1일부터 각 당에서 내부 논의 착수
사민당 7일 전당대회가 변수이지만
당내 "내년 2월 결과 나올 것" 전망도

양 당내 반대 여론 있어 난관
제초제 생산 연장 찬성하자 벌써 갈등


참석자들은 밤늦게 끝난 회동 이후 논의 내용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이전 연정 협상이 세세한 이견이 외부로 노출된 끝에 결렬됐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양측은 1일 각 정당 내부 논의에 돌입했다.
사민당은 직전까지 메르켈과 대연정을 꾸려 집권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지난 9월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얻었다. 이에 따라 제1야당을 선언하면서 진보 정체성을 확립하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독일 정치가 전후 처음으로 안정적인 집권 연정 구성에 도달하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사민당에 다시 대연정에 나서라는 대내외 압박이 강해졌다. 이에 떠밀려 연정 협상장에 나온 슐츠 대표는 “대연정을 할지, 다시 총선을 치를지, 메르켈 총리가 소수 정부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 될지 모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사민당의 결정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대연정 협상파로 알려진 사민당 소속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무장관은 “대연정 가능성을 지켜봐야 하지만 빠르게 그렇게 되길 기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오는 7일 전당대회에서 입장이 결정될 수도 있지만 빨라야 내년 2월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민당 소속 슈테판 바일 독일 니더작센주 주 총리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대연정 협상이 내년 2월 이전에 마무리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와 슐츠 대표가 합의점에 도달할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도우파인 메르켈 소속 정당과 중도좌파인 사민당은 각종 정책에서 입장 차이가 있다.
벌써 우려의 불씨도 나타났다. 회담이 열린 대통령궁 앞에서 시민 100여 명은 독일이 제초제 ‘글리포세이트’의 유럽연합(EU) 내 생산 연장안에 찬성표를 던진 데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회동장에 들어가는 슐츠 사민당 대표 [EPA=연합뉴스]

회동장에 들어가는 슐츠 사민당 대표 [EPA=연합뉴스]

기사당 소속 슈미트 식품농업부 장관이 글리포세이트의 생산 연장에 찬성한 것을 놓고 사민당은 강력히 반발했고, 메르켈 총리도 정부 방침과 어긋난다며 슈미트 장관을 질타했다. 글리포세이트의 생산 허가 문제는 사민당 내 대연정 반대파에게 상당히 명분을 실어주면서, 대연정 성사의 한 변수가 됐다.
독일 여론조사업체 포르사의 조사 결과 사민당 당원 중 또다시 대연정에 참여하는 데 찬성하는 비율은 36%에 불과했다. 비당원의 대연정 지지율 40%보다 낮았다. 기민당 내 보수파도 최근 “사민당이 지켜질 수 없는 복지공약을 요구할 것”이라며 대연정 구성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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