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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진앙지 일대 땅속에서 구멍 7개 발견…지진때문?

중앙일보 2017.12.01 15:57
19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 인근 논에서 5.4 규모의 지진과 함께 발생한 액상화 현상으로 고운 모래가 쌓인 샌드 볼케이노(모래 분출구)가 형성돼 있다. [중앙포토]

19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 인근 논에서 5.4 규모의 지진과 함께 발생한 액상화 현상으로 고운 모래가 쌓인 샌드 볼케이노(모래 분출구)가 형성돼 있다. [중앙포토]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땅속에서 구멍 7곳이 발견됐다.
 

포항 흥해 네거리·대성아파트 일대
깊이 1~2m에서 구멍 7개 발견
큰 것은 길이 4m에서 작은 건 수십cm
포항시 "지진 원인인지는 좀 더 조사해야"

1일 경북도와 포항시에 따르면 경북도지진재해원인 조사단은 3차원 지표투과레이더(GPR)를 장착한 특수차량으로 조사한 결과 흥해 네거리 일대에서 5곳, 대성아파트 앞 도로에서 2곳의 공간을 발견했다. 대부분 땅속 1~2m 깊이다. 
지난 20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에서 기상청 관계자들이 액상화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시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에서 기상청 관계자들이 액상화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시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사단은 지난달 25일 지진으로 액상화 현상이 발생할만한 곳을 레이더로 감지하는 작업을 했다. 이후 지난달 29~30일 이틀에 걸쳐 의심지역을 파 내려가면서 내시경 장비로 지표 상태를 확인하던 중에 구멍을 발견했다. 흥해 네거리·대성아파트는 앞서 지난달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 지진 진앙지(북위 36.109도·동경 129.366도)에서 반경 3㎞ 이내에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것은 흥해 네거리 일대에서 발견된 길이 4.33m, 폭 1.4m, 깊이 54㎝의 구멍이다. 이 공간에는 소량의 물이 흐르고 있다. 조사단이 응급 복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구멍은 흥해 네거리 인근 7번 국도에서 발견한 길이 1.3m, 폭 50㎝, 깊이 18㎝의 구멍이다. 포항시는 도로 위로 덤프트럭 등이 지나가면 도로가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응급복구를 할 계획이다. 나머지 5개 곳은 수십㎝∼1m 정도로 비교적 크기가 작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흥해읍 한 레미콘 공장과 인접한 논에서 액상화 현상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흥해읍 한 레미콘 공장과 인접한 논에서 액상화 현상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조사단은 땅속 공간과 지진의 연관성은 불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조사단원인 김교원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7개 구멍이 지진 때문인지 아직 단정하긴 이르다. 단순히 오래된 도로 밑에 생긴 구멍일 수도 있다. 정밀 분석을 해 봐야 안다"고 말했다. 
 
빈 곳에 흐르는 물이 액상화 현상인지 여부도 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액상화는 모래로 된 지하 사질층에 진동이 가해졌을 때 지하수와 토양이 섞여 지반이 물처럼 바뀌면서 지표가 연약해지는 현상이다. 땅이 물렁물렁해지고 갯벌처럼 변한다. 그 과정에서 모래가 섞인 물이 지표 층으로 분출되기도 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내부에 소량의 물이 흐르는 구멍이 있는데, 지진으로 하수관이 터져 흐른 물일 수도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선 구멍을 분석한 뒤 지반이 약한 곳을 중심으로 포항시에 응급복구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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