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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문 대통령, 셀트리온 서정진 만나 혁신성장의 길을 묻다

중앙일보 2017.12.01 01:45 종합 32면 지면보기
김광기 제작2담당·경제연구소장

김광기 제작2담당·경제연구소장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어느 봄날 혁신 창업으로 성공한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한다. 집권 1년을 맞지만 좀체 성과가 나지 않는 혁신성장의 길을 묻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마침 옆에 서 있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성공담을 듣다가 몰입하는 바람에 대화가 꽤 긴 시간 이어진다. 서 회장은 벤처에서 출발해 줄기찬 도전과 혁신으로 창업 15년 만에 시가총액 40조원의 세계적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그룹을 일궜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혁신성장 관련 발언과 서 회장 서면 인터뷰 및 강연 자료 등을 토대로 구성한 가상 문답이다.)
 
문 대통령=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양 날개로 경제를 키우는 게 나의 꿈입니다. 그런데 혁신성장에서 성과가 없어 답답합니다.
 
서 회장=혁신이란 게 결국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 아닙니까. 정답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인 만큼 때로는 두렵고 속도가 나지 않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도전하면 길은 열린다고 봅니다. 저도 10년 후를 내다보며 사업에 집중해 이제 결실을 보기 시작했어요. 우리 경제의 미래에 하나의 초석을 놓는다는 결연한 심정으로 나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서 회장의 성공 스토리를 듣고 보니 놀랍군요.
 
=저는 이른바 SKY가 아닌 건국대를 나왔고 생명공학 전공자도 아닙니다. 대우그룹에서 샐러리맨을 하다 외환위기를 맞아 2000년에 실업자가 됐습니다. 앞길이 막막하던 터에 10년 후에는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줄줄이 만료된다는 사실을 알게 돼 벤처를 창업했습니다. 꿈이라도 크게 갖자고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했지요. 턱도 없는 얘기라는 비야냥에 사기꾼 소리까지 들었어요. 자금난으로 사채시장을 전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걸 걸면 된다’는 믿음으로 차근차근 기술을 쌓고 임상시험에 도전했지요. 그렇게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 등을 탄생시켜 세계시장을 뚫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뭐였습니까.
 
=돈줄이 막힐 때였죠. 국내 은행과 증권사·연기금 등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마지막 오기로 세계 각국의 연기금과 투자은행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다 2010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을 만나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테마섹은 우리의 사업 역량을 실사한 뒤 “믿을 만하다”며 3500억원이 넘는 돈을 넣어줬습니다. 그때 주식 취득 단가가 평균 2만400원이었는데 현재 주가가 20만원을 넘었으니 꼭 10배의 수익을 남긴 셈입니다.
 
=국민연금은 투자하지 않았나요.
 
=우리 회사 주주명부에 국민연금은 단 한 주도 올라 있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현 정부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를 적극 유도하기로 했어요.
 
=혁신성장에 도움이 될 결정입니다. 코스닥 육성과 관련해 또 하나 건의드릴 게 있습니다. 공매도 제도를 손봐주십사 하는 겁니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이 특정 주식을 대량으로 공매도(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사업 전망이 어둡다는 악성 리포트를 내보냅니다. 그러다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상환해 수익을 얻습니다. 벤처라는 게 꿈을 먹고사는 것인데, 공매도 성행으로 싹이 잘리고 있습니다.
 
=관련 부처에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을 주문했는데 별 진척이 없습니다.
 
=해선 안 될 것만 정해놓고, 모든 게 가능한 사업환경을 만들어 주시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 관료들 보고만 받지 말고 기업인을 많이 만나 현장 목소리를 들어 보세요. 그리고 기업을 도와 성과를 내는 관료는 후하게 포상하십시오. 저희 회사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바이오시밀러 판매 허가를 세계 최초로 내줘 글로벌시장 공략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음번 도전은 뭔가요.
 
=이제 복제약을 넘어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려 합니다.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들과 함께 크는 산업생태계도 만들고 싶습니다.
 
김광기 제작2담당·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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