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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 끝 … 한은, 6년반 만에 금리 0.25%P 인상

중앙일보 2017.12.01 01:25 종합 1면 지면보기
‘긴축의 시동은 걸었지만 저속으로 주행하겠다.’
 

1.5%로 … 내년 1~2회 더 올릴 듯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한국은행이 시장에 전한 신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11년 6월 이후 7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임기 중에도 처음이다. 지난해 6월 금리 인하 이후 17개월간 이어진 초저금리(연 1.25%)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
 
금리 인상은 시장에 무차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시 통화정책 수단이다. 무딘 칼로 불리는 이유다. 경제의 여러 요건이 맞아떨어져야 구사할 수 있다. 함부로 휘둘렀다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무딘 칼을 꺼낼 수 있었던 건 한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뒷받침돼서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연 2.8~2.9%)을 웃도는 3%로 예상했다. 금리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뚜렷한 성장세에 부합한다. 이 총재는 이날 성장률 상향 조정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경제 성장 흐름은 지난 10월 전망경로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치가 이를 입증한다. 일단 수출이 순항 중이다. 1~3분기 누적 수출액(4302억 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증가했다. 움츠러들었던 소비심리 등 체감 경기도 풀리고 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6년11개월 만에 최대치(112.3)를 기록했다. 기업 실적 개선 등의 영향으로 코스피와 코스닥도 올해 20% 넘게 상승했다. 경기 개선의 흐름 속에 가계 빚 증가세가 가파른 것도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선 이유로 꼽힌다. 가계부채는 올 3분기 1419조원을 넘어섰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중에 유동성이 흥건하게 고여 단단한 땅도 허물어질 수 있는 만큼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을 흡수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7.11.30 우상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7.11.30 우상조 기자

이제 관심은 향후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다. 시장은 내년 1~2회 추가 인상을 예상하지만 속도는 느릴 것으로 전망한다. 금통위가 통화정책방향에서 “당분간 통화 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 장애물도 적지 않다.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인 물가는 충분한 수준까지 오르지 않았다.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화 강세도 부담이다. 경기 개선 흐름도 주춤한 모습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생산(-1.5%)·소비(-2.9%)·투자(-14.4%) 모두 전월 대비 감소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 위기와 외국인 투자자의 반응, 시장의 변동성 등에 따라 기준금리 조정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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