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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원세훈 200만 달러 의혹' 스탠퍼드대 연구소장 조사

중앙일보 2017.11.30 20:07
 지난 8월 재판에 출석할 때의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상선 기자

지난 8월 재판에 출석할 때의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상선 기자

원세훈(66) 전 국가정보원장의 국정원 해외공작금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30일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과 남성욱 고려대 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를 불러 조사했다.
 

남성욱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도 조사
원 전 원장 '10억 인테리어' 의혹도 수사

검찰은 원 전 원장이 재직 중이던 2011년 말~2012년 초 국정원이 해외공작금 200만 달러(약 21억원)를 산하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을 거쳐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에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해외공작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2013년 퇴임한 뒤 스탠퍼드대에 객원 연구원으로 가려는 계획을 세웠고 이와 관련해 국정원 자금을 기부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원 전 원장은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마친 직후인 2006년 9월부터 1년 동안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초빙연구원으로 지냈다. 당시 그가 맡은 연구 주제는 ‘한국의 안보, 경제성장에 있어서 미국의 역할’이었다. 그는 연구를 마친 직후 국내로 돌아와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의 특보 역할을 맡았다.
 
신 연구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송금된 돈의 출처를 모른다.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연구소는 1973년 설립된 스탠퍼드대 산하의 연구기관이다.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연구와 학술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신 교수는 2005년부터 이 연구소의 소장을 맡았다. 검찰은 ‘송금 창구’로 지목된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원장이었던 남 교수도 이날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이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 당시 출국금지되면서 미국행이 무산돼 스탠퍼드대 연구센터에 200만 달러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지난 29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원 전 원장의 서울구치소 수용실을 압수수색해 원 전 원장의 개인 메모와 수사 대응 자료, 연구원의 회계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구속된 뒤 법정에 나온 원세훈 전 국정원장. 박종근 기자

구속된 뒤 법정에 나온 원세훈 전 국정원장. 박종근 기자

검찰은 또 원 전 원장이 재직 시절 국정원 자금을 유용해 국정원 소유 빌딩의 최상층(18층)을 주거용으로 꾸민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의 예산 업무를 담당한 기조실 관계자들은 원 전 원장의 지시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의 빌딩 최상층의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고급 집기도 들여놓았다고 진술했다. 약 10억원의 국정원 자금이 투입된 인테리어 공사 이후 원 전 원장의 부인 이모씨가 모임 장소로 활용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검찰은 지난 2011년 8월 원 전 원장 가족이 이 빌딩의 최상층을 사용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국정원에서 철거 공사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이 빌딩의 12~18층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사용 중이고 나머지 층은 상가·사무실로 임대 중이다.
 
손국희ㆍ박사라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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