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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직격탄 맞은 2금융권…취약차주 ‘이자폭탄’, 2금융권 ‘수익성 악화’ 현실화

중앙일보 2017.11.30 16:20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1년 이후 6년 만에 기준금리가 오르면서(1.25%→1.5%) 카드사나 대부업체엔 비상이 걸렸다. 수신(예·적금) 기능이 없는 카드사나 캐피털사, 대부업체 등은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 자체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대출상품을 하나의 물건으로 본다면, 원가(조달금리) 상승이 소비자가격(대출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곳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 입장에선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금융자산가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가계부채 상환부담을 늘리는 그런 측면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조달금리 인상→대출금리 인상’ 연쇄작용
카드사 ‘수익성 악화’에도 법정 최고금리는 인하
취약차주 ‘이자 폭탄’ 현실화
대규모 부실사태 우려도

문제는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법정 최고금리 인하(27.9%→24%)로 대부업체가 대출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천장’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에선 이미 법정 최고금리 수준의 대출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조달금리 상승과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맞물려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재선 대부금융협회 사무국장은 “대부업체도 결국 어딘가에서 돈을 빌려와 사람들에게 돈을 다시 빌려주는 구조다. 돈을 빌려오는 비용은 올랐는데 돈을 빌려주는 수익은 감소하는 구조라 대부업권 자체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각 업권에선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지만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한다면 상환능력이 부족한 다중채무·저신용등급자 등 취약차주를 대출 대상에서 제외해 부실률을 줄이는 방법이 유일하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공통된 의견이다. 취약차주들의 경우 제도권 금융의 마지노선인 대부업체 대출심사에서 탈락하게 된다면 곧장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위기에 놓이게 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기준금리가 인상된다고 해서 대출금리를 쉽게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안 그래도 저축은행 대출금리가 너무 높다는 불만이 많은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그 비판여론을 어떻게 감당하겠나. 결국 상환능력이 확보된 건강한 차주 위주로 대출을 집행해 수익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비은행 금융기관의 성장과 건전성 관리' 보고서 발췌

산업은행 '비은행 금융기관의 성장과 건전성 관리' 보고서 발췌

이달 초 산업은행이 발간한 ‘비은행 금융기관의 성장과 건전성 관리’ 보고서에는 금리 상승기에 2금융권의 수익성 악화를 분석한 내용이 담겨있다. 산업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금리 상승으로 은행과 보험사는 영업환경 개선이 예상되나 취약차주 비중이 높은 일부 비은행 금융산업은 건전성이 약화하고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의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는 금리 상승시 한계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로 건전성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전문금융사의 경우 자금조달을 채권발행, 차입 등에 의존하고 있어 조달비용 상승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금리상승기 수익성이 악화하는 여신전문금융사는 주요고객 대부분이 다중채무자이거나 7~10등급의 저신용등급인 취약차주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경우 전체 고객 중 22.6%가 연 소득 3000만원 미만이면서 신용도가 7~10등급인 취약차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또한 취약차주 비중이 11.4%로 은행(2.6%)과 보험사(7%)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취약차주에게 금리상승은 사실상의 ‘이자 폭탄’이 될 우려가 높다.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가 오른다면 상환 의지 자체가 꺾일 수 있다. 금리상승이 금융자산가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반면 취약차주의 상환부담을 높여 ‘부의 양극화’를 가중시킬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카드사 관계자는 “지금도 2금융권을 이용하는 차주들의 연체율이 심각한 상황인데 기준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면 대규모 부실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금융사 입장에선 수익 감소가 불 보듯 뻔하고 차주 입장에서도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당국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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