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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주사 아줌마 출입' 이영선 前 행정관, 석방 심경 묻자 "죄송합니다"

중앙일보 2017.11.30 15:42
'주사 아줌마', '기 치료 아줌마' 등 이른바 무면허 의료인의 청와대 출입을 돕고, 대포폰을 개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등에게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재판 직후, 석방되어 나온 이씨는 심경 등을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이영선 전 행정관. [중앙포토]

이영선 전 행정관. [중앙포토]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윤준)는 30일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씨에 대한 재판에서 이씨의 혐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지만 원심의 선고 형량이 무겁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징역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무면허 의료인을 청와대에 출입시켰다. 이는 대통령 신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서 대통령을 수행하는 피고인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며 "국회 국정조사 특위에서 3차례나 증인 출석을 요구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아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 규명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외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 탄핵 사건에 증인으로 나가 위증함으로써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 판단을 방해했고, 수십 개의 차명폰을 대통령이나 최순실씨 등에게 제공해 국정농단 사태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의 지위나 업무 내용 등에 비추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청와대 내에서도 받으려는 대통령의 의사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궁극적인 책임은 대통령 자신에게 있는 만큼 피고인에 대해선 비난 가능성이 작다"고 판시했다. 
 
또 "차명폰을 제공한 것 역시 대통령의 묵인 아래 안봉근 전 비서관 등 상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무면허 의료인의 청와대 출입과 관련해선 "무면허 의료인들은 기소조차 되지 않아 처벌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밖에 이씨가 헌재에서 위증을 한 혐의에 대해선 "위증이 큰 잘못이긴 하지만 그 증언이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었고, 헌재는 피고인의 위증에도 불구하고 탄핵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2심 선고 직후 법원에서 곧바로 풀려난 이씨는 심경 등을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며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어 가족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그는 아무런 대답 없이 눈시울을 붉혔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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