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닷길 원천봉쇄" 칼 빼든 트럼프, 北 생명선 끊는다

중앙일보 2017.11.30 15:22
칼 빼든 트럼프…송유관ㆍ금융ㆍ해상 北 생명선 차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북한의 신형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예고한 “추가 중대 제재”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① 자금줄(금융) ② 송유관(에너지) ③ 해상(무역) 봉쇄 등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3대 생명선을 전면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금융 차단은 이르면 30일 미국 재무부의 발표로 추가 금융 제재 내용이 공개된다.

유엔 안보리선 중국 연 100만t 대북 원유공급 중단 논의
유엔사령부 16개국과 한ㆍ일 해상봉쇄 추진
미 재무부, 이르면 30일 대북 추가 금융제재 발표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2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의 대북 해상봉쇄(maritime interdiction) 제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광조 jtbc 영상기자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2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의 대북 해상봉쇄(maritime interdiction) 제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광조 jtbc 영상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방금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통화했다”며 “북한에 추가 중대 제재를 부여할 것이며, 이 상황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추가 제재에 대해 기자들에게 “우리는 잠재적인 추가 제재에 대한 긴 목록을 갖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금융기관들과 연관된 것”이라며 “재무부가 준비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이 각각 한국ㆍ중국ㆍ일본 정상 및 외교장관과 연속 통화에서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금융제재의 경우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의 미국 금융망 접근을 차단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통해 미국 단독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송유관 차단과 해상 봉쇄는 중국과 한국ㆍ일본 등 인접국 및 국제 사회의 동참이 필수적이어서 실행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북한 무역선에 대한 해상 봉쇄(maritime interdiction)는 국제법적 근거를 갖기 위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추가 제재 결의안도 필요한 사안이다. 지난 9월 채택된 유엔 결의안(2375호)는 "북한의 금지 화물을 싣고 있다는 합리적 근거를 제공하는 정보가 있을 때, 해당 선박 등록국가(선적국)의 동의아래 공해상에서 검색을 할 수 있다"고 조건이 붙어있어 해상 봉쇄 수준의 강제 검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AP=연합뉴스]

 노어트 대변인은 이와 관련 “본질적으로 북한을 오가는 상품 운송을 차단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하게 되면 앞으로 중대하고, 새로운 대북 압박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틸러슨 장관이 다음달 15일 의장국인 일본의 초청으로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직접 설득 노력을 펼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별도로 캐나다 등 유엔사령부 파견국 16개국과 한국ㆍ일본 등과 회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유엔 안보리 차원 결의안 통과가 힘들 경우 유엔사 파견국 차원에서 해상 봉쇄를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이날 열린 유엔 안보리에선 니키헤일리 주유엔 미국 대사가 “북한의 핵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주동력은 원유”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오전 시진핑 주석과 통화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직접 요구했다”고 말했다. 중국에 북ㆍ중 송유관을 통한 연간 100만t에 이르는 원유공급 차단을 직접 압박하고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도 연간 16만t가량 원유를 공급하고 있어 원유공급 중단은 두 나라의 동참여부가 핵심이다.
틸러슨 해상봉쇄, 부시 WMD 확산방지구상(PSI)의 무역 확장판 
해상봉쇄는 조지 W 부시 정부인 2003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105국이 가입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을 무역 제재에 확대, 적용하는 방식이다. PSI가 공해 및 영해에서 미사일부품 등 대량살상무기를 선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등 불량국가 선박을 정선ㆍ검색할 수 있게 한 것처럼 석탄ㆍ의류 등 제재 대상 물품의 불법 무역 행위를 단속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의 협조요청에도 불구, 우리 정부부터 지지 및 참여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상 봉쇄 및 송유관 차단은 압박을 강화하자는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유용한 도구”라면서 “중국의 찬성ㆍ반대 여부나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효과가 어떨지 등을 봐야 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지지할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상봉쇄와 관련 “180일이든 360일이든 기한을 설정하고 차단하는 개념일지, 과거 부시 정부 시절 PSI와 같은 방식일지 등 구체적 방안부터 앞으로 협의하며 구체화해야 한다”며 “미국도 아직 구체적 안을 가지고 있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2009년 미국주도 PSI에 정식 가입해 부산항을 경유한 파나마 선적 화물선의 북한 컨테이너에서 화학무기 방호복을 다량 적발한 바 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