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한 미사일 발사 막전 막후…75일 동안 신형 미사일 개발?

중앙일보 2017.11.30 15:08
지난 27일 군과 정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73일 동안 잠잠하던 북한이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미 정보 당국은 인공위성을 비롯한 정찰기 등 북한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정보 자산을 늘려 감시를 확대하고,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외교·안보 부처에도 관련 동향을 보고했다. 동시에 정부는 ‘관심 시간’을 발령했다. ‘관심 시간’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특이활동이 있을 경우 집중감시 태세를 유지하고, 각 부처 담당자들이 비상 대기하는 업무형태다. 북한의 ‘조치’가 있을 경우 곧바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군 당국자들은 물론 청와대, 외교부, 통일부 등 외교·안보 부처에 적용된다.  
북한이 지난 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형을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이 지난 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형을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정부 27일부터 집중감시 '관심시간' 발령
엔진연소, 미사일 발사대 평양 이동 등 포착
북한의 신형 미사일 동원하면서 미사일 종류 확정에 혼선도
텔레메트리 전파 실험이 임박 징후, 당초보다 하루 늦어진 것으로 추정

정부가 관심 시간 발령 등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27일엔 미사일의 위치와 자세 등 각종 정보를 지상으로 송출하는 텔레메트리 전파가 발사됐다.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당국이 판단한 이유였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교란 전술 차원에서 트럭 이동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지만, 전파 발사 실험은 미사일을 쏘기 직전에 실시한다”며 “조립을 마치고 연료주입 전후 마지막 단계의 실험이어서 전파가 포착되면 수 시간 또는 수일 내 미사일을 쏴 왔다”고 설명했다. 이 사실은 일본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 9월 15일 북한이 평양 순안공항 활주로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이후 한동안 추가 발사를 하지 않았지만 엔진 연소 실험을 비롯해 지속적인 준비 활동을 하는 모습들이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된 건 지난 27일 보다 더 이른 시점이었다.
북한이 지난 29일 오전 3시 17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이 지난 29일 오전 3시 17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특히 지난주 중반쯤에는 북부 지방의 미사일 기지에서 이동식 발사대(TEL)가 평양 근처로 이동하는 장면도 보였다. 고속도로 터널이나 산속에 미사일을 숨겨놓고 있다 기습발사를 했던 이전의 모습과는 상황이 달랐다.  다만, 당시 포착된 발사대가 기존의 것들과 달라 내부적으로 화성-12형인지 14형인지 혼선을 빚었다고 한다. 북한이 발사대 차량도 새로 만들고 신형 미사일을 쏘는 바람에 북한의 발표(화성-15형) 때까지 정보 당국에선 미사일 종류를 확정하지 못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28일 중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일 평양 인근의 날씨가 매우 흐렸고, 간혹 비가 내려 미사일을 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평양 날씨가 29일 오전 3시쯤부터 맑아졌고, 기온도 0도 안팎으로 좋아지자 북한은 미사일을 쐈다.
북한이 75일 만에 신형 미사일을 선보인 것과 관련해선 이 기간동안 미사일을 개량시켰다기 보다 오래전부터 개발해 오던 것을 이번에 타이밍을 선택해 공개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든 무기는 선행연구(이론 및 개념 정립), 개발연구(실제 제작), 유지보수(실전배치 후 운영하면서 기술 연구)의 단계를 거친다”며 “75일 만에 개량형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새로운 미사일을 만들었다기보다는 옛 소련의 ‘SS-19 미사일’을 모방해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자신들이 미사일을 발사하며 얻은 데이터를 적용해 개량한 뒤 (발사를 준비해놓았다가)이번에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