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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지으며 치유하는 '돌봄농장' 아시나요…스트레스에 특효

중앙일보 2017.11.30 13:02
친사회적행동 23% 상승, 긴장감 76% 감소, 인성 6% 향상…. 농촌진흥청이 지난 9월부터 한 달간 전국 6개 농장에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동·청소년들이 겪은 변화다. 
 

6차산업 이후 농업 새 영역으로 주목받는 '치유농업'
현대인 스트레스 감소는 물론 치매·약물중독 치료도
농촌진흥청 시범 운영 결과 스트레스 감소 효과 뚜렷
경상북도, 2021년까지 40곳 이상 돌봄농장 조성 계획

9월 7일부터 28일까지 4차례에 걸쳐 경북 경산시 ㈜뜨락에서 원예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중 특수교육 대상아동 7명은 친사회적행동점수가 21점에서 26점으로 올랐다. 10월 17일 경남 창녕군 산토끼교육농장에서 교육을 받은 초등학생 15명은 긴장 점수가 1.67점에서 0.4점으로 떨어지고 인간애 점수가 18.4에서 19.2로 올랐다.
농촌진흥청이 시범 운영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하나로 경북 경산시 뜨락에서 원예치유과정이 운영됐다. 교육과정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화초를 만져보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이 시범 운영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하나로 경북 경산시 뜨락에서 원예치유과정이 운영됐다. 교육과정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화초를 만져보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어른들 역시 치유농업으로 스트레스가 크게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프로그램 참여 전후 혈액을 채취해 분석해 보니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22% 줄어들었고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은 55% 늘어났다. 설문 조사에서도 공격성(90%)과 좌절감(78%), 우울감(73%)이 감소했고 스트레스나 긴장, 분노도 각각 72% 감소했다.
 
치유농업이 농업의 새로운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생산과 가공, 체험·관광을 접목한 6차 산업을 넘어 치유의 기능까지 더한 것이 치유농업이다.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심신이 지친 도시인들이 농촌에서 농업 활동을 하며 '힐링'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앞서 소개한 농촌진흥청의 치유농법 프로그램 시범 운영 결과가 그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특히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치매 인구에 대한 대책으로 치유농업이 떠오르고 있다. 2050년 세계 치매 환자가 1억 명을 넘어서리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 세계에서 치매 환자가 가장 빨리 늘어나는 국가로 꼽힌다.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도 크다. 보건복지부의 치매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013년 11조7000억원에서 2050년 43조2000억원(GDP의 1.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농촌진흥청이 시범 운영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하나로 경남 창녕군 산토끼교육농장에서 '토끼처럼' 과정이 운영됐다. 교육과정에 참여한 어린이가 토끼를 안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이 시범 운영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하나로 경남 창녕군 산토끼교육농장에서 '토끼처럼' 과정이 운영됐다. 교육과정에 참여한 어린이가 토끼를 안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이런 가운데 경상북도는 '돌봄농장 조성사업'에 올해부터 본격 나서기로 했다. 다른 지자체들보다 발빠른 추진이다. 치유농업을 도입한 농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치유농업 전문가들을 자체 육성하겠다는 것이 돌봄농장 조성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우선 올해 2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시범농장 6곳을 조성하고 시범사업 후 평가‧분석을 거치기로 했다. 이어 2021년까지 총 200억원을 투자해 40곳 이상의 돌봄농장을 조성하고 돌봄 프로그램 개발, 농장 확충, 관련 시설설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돌봄농장에선 원예, 가축사육 등 농업 활동을 체험해보는 것은 물론 웰빙음식 맛보기, 농촌 문화체험을 통해 심신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비행청소년이나 약물중독자, 치매노인 등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이들의 사회 복귀를 도울 예정이다.
지난 9월 22일 전북 고창군 '쉼드림'에서 진행된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꽃꽂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지난 9월 22일 전북 고창군 '쉼드림'에서 진행된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꽃꽂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경북도는 사업장 모니터링과 전문가 컨설팅을 추진해 돌봄농장의 조기 정착을 돕고 농장주 교육, 관련 기관·단체간 네트워크 구축, 홍보·마케팅 등 농장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북농민사관학교에 치유농업 과정을 확대·운영하고 대학교에 관련 과정을 설치해 치유농업 전문인력 양성에도 나선다. 보다 효율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지역 요양병원, 보건소, 사회복지시설 등 관련 시설과의 연계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이장준 경북도 농업정책과장은 "돌봄농장은 농업의 다원적 가치와 기능을 활용해 농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여건 조성, 역량 축적, 인프라 구축 등 단계별로 체계적인 육성 전략을 추진하고 국가지원 시책으로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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