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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지휘관 아베, 2시간 30분 뒤 나타나”…정부 대응 꾸짖는 日 언론

중앙일보 2017.11.30 11:23
일본 아베 신조 총리(아래)와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위)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9일 국회에 출석해 정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도쿄 EPA]

일본 아베 신조 총리(아래)와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위)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9일 국회에 출석해 정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도쿄 EPA]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새벽에 기습 발사한 이후 일본 정부의 대응을 두고 일본이 시끄럽다. 늑장인 데다 판단도 안이했다는 비판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2시간 30분 뒤에나 관저에 나타난 것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정부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30일 분위기를 전했다.  
 

징후 포착 공저서 숙식…발사 직후 관방장관과 전화협의
"일찍 나올 필요 없었다" vs "아베는 자위대 최고지휘관"
EEZ 안에 떨어졌는데…순간경보 'J-얼럿' 발동 안 돼
"ICBM" "다탄두"…방위상 틀린 정보 전달도 문제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시각은 29일 오전 3시 18분이었다. 그 시각 아베 총리는 사저가 아닌 관저 옆 공저(公邸)에서 자고 있었다. 발사 이틀 전 사전 징후를 포착해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관저에 입장한 것은 5시 54분이었다.  
발사 직후 관계 각료들이 초동 대응한 만큼 “총리가 일찍 나올 필요는 없었다”는 게 관저 측 입장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오전 3시 40분쯤 관저에 들어와 총리와 미리 전화 협의를 했다는 것이다. 이어 미사일이 일본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하기 9분 전인 오전 4시 2분, 스가 장관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에 엄중히 항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 내에선 불만이 나온다. 방위성의 한 간부는 “자위대 최고지휘관인 총리가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닛케이에 말했다.
북한이 29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는 방송 화면이 나오는 도쿄 도심 전광판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북한이 29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는 방송 화면이 나오는 도쿄 도심 전광판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대국민 전국 순간경보시스템인 ‘J-얼럿’이 작동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스가 장관은 “발사된 미사일이 우리나라에 날아들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며 발동을 하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J-얼럿은 미사일의 궤적이 일본 영토나 영해에 떨어지거나 통과할 가능성이 있을 때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8월과 9월,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했을 때에는 J-얼럿이 발동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EEZ 안 낙하가 예상된 만큼 정보를 전달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의 발언 번복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미사일 발사 직후 오노데라 방위상은 기자단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기자회견에선 “ICBM급”으로 톤을 낮췄다. ICBM으로 보기엔 “(대기권 재돌입 기술이) 정확히 판단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탄도미사일이 복수로 분열된 상황을 두고도 당초 오노데라 방위상은 “다탄두 미사일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이내 “(다탄두가 아닌) 다단식”이라고 표현을 바꿨다. 닛케이는 “정보 전달에 문제를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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