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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차고 시간 안 맞은 명품시계…A/S 불만으로 소비자 피해 급증

중앙일보 2017.11.30 11:09
#1. 서울지역 백화점에서 명품시계를 500만원에 구매한 A씨(50대)는 착용 중 시계가 멈추고 태엽을 감아도 시간에 오차가 발생하여 판매자에게 수리를 의뢰했다. 그러나 판매자는 외부 충격 때문에 내부에 있는 진동추가 탈락하여 발생한 하자라며, 유상수리비 50만원을 청구했다.

 
#2. 강원도 지역 백화점에서 명품시계를 930만원에 구매한 B씨(30대)는 착용 중 시계작동 오류가 발생하여 수리를 의뢰했다. 그러나 판매자는 국내 수리가 불가하다는 이유로 스위스로 시계를 보내 6개월에 걸쳐 무상 수리했다. 하지만 다시 동일 하자가 발생해 수리를 의뢰하니 제조업자는 품질보증 기간 경과로 인해 수리비 150만원을 요구했다.
 
#3. 서울에 거주하는 C씨(50대)는 아버지의 선물로 350만원 상당 시계를 구매했다가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중 시계 내부로 물이 들어가 환불을 요구했다. 하지만 판매처는 소비자 과실로 인한 수수임을 주장하며 구매대금 환급을 거부했다.
피해 유형별 현황

피해 유형별 현황

 
이처럼 시간 오차가 발생하고 물이 새는 명품 손목시계에 대해 소비자와 업체 간 견해차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는 원인으로 제품 불량을 주장하고 있지만 업체들은 전자제품에 접촉하며 자성이 생기는 등 소비자 과실로 인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3년(2014년∼2016년)간 시계 관련 피해구제 사건은 총 550건 접수됐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51.3% 증가한 236건이 접수돼 소비자 불만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이 전체 접수건 중 브랜드를 확인한 389건을 분석한 결과 스와치가 32건(8.2%)으로 가장 많았고 아르마니 26건(6.7%), 세이코 22건(5.7%),구찌 18건(4.6%), 버버리 11건(2.8%) Δ티쏘 11건(2.8%), 까르띠에 10건(2.6%) Δ몽블랑 9건(2.3%) 순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피해구제 접수 현황 [사진 한국소비자원]

연도별 피해구제 접수 현황 [사진 한국소비자원]

 
이중 개별소비세법상 고급시계로 분류되는 200만원 이상 시계 구매 금액 규모는 3억7400만원으로 전체 5억3100만원의 70.4%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브랜드별 피해구제 접수 현황 [사진 한국소비자원]

최근 3년간 브랜드별 피해구제 접수 현황 [사진 한국소비자원]

피해유형별로는 전체 550건 중 시간·방수·내구성 관련 '품질' 불만이 235건(42.7%)으로 가장 높았고 청약철회·계약불이행 등 '계약 관련' 160건(29.1%) 수리거부·수리비 과다청구 등 A/S 불만이 130건(23.6%) 순이다.
 
품질 불만의 주요 이유는 시간 오차였다. 소비자는 비쌀수록 더 정확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시계 구동 방식 특성상 실제론 저가 시계가 더 정확해 인식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고가 시계 경우 중력과 자성을 가진 전자제품 영향을 받아 오차가 커질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구동 방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운데 명품 브랜드의 환불·보상 원칙이 까다로워서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방수 기능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인식과 실제 성능에는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설명서의 30M·50M 이내 방수 의미는 고인 물 기준이어서 흐르는 물의 경우 수압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세면대에서 손을 씻을 때 흘러내리는 물은 50m 방수급 수압으로 30M 방수 시계를 찬 상태로 손을 씻으면 물이 들어갈 수 있다.
 
소비자원은 유관기관과 시계 제조업체에 사용설명서 개선 및 소비자 피해 발생 시 적극 대응해 줄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는 시계 구매 시 품질보증기간 및 A/S 기준을 꼼꼼히 확인하고, 구매 후 취급 주의사항을 숙지할 것을 당부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물에 아무런 출렁임이 없을 때가 기준으로 흐르는 물엔 샐 수 있다”며 “손을 씻을 땐 손목시계를 벗어놓고 물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계 내부에 습기가 찬 경우에도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는지 가려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계 구매 전에 품질보증 기간과 조건, 수리규정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하자 여부를 즉시 체크해야 한다”며 “특히 해외 직구로 구매할 경우 품질보증을 받을 수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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