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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기···대출, 빨리 고정금리로 바꿔야 유리할까

중앙일보 2017.11.30 09:54

금리 오를 땐 무조건 대출은 변동, 예금은 짧게?...스튜핏!
 

금리 상승기 대출자ㆍ예금자 행동 전략 가이드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2010년 7월 이후 6년여 만의 첫 금리 인상이다. 국내 기준금리는 1년 6개월 연속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동결된 상태였다.
 
과거 기준금리가 지속해서 오른 시기는 2005년 10월~2008년 9월, 2010년 7월~2012년 6월 두 차례다. 1차 상승기엔 기준금리가 3.25%에서 5.25%로 2%포인트 올랐다. 2차 상승기엔 2%에서 3.25%로 1.25%포인트 상승했다. 
 
기준금리. 출처: 한국은행

기준금리. 출처: 한국은행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인상 ‘속도’다. 이번 금리 인상을 신호탄으로 앞으로 얼마나 강도 높은 긴축이 이뤄질지 의견이 분분하다. 대략 합의를 이룬 부분은 예전처럼 4~5회 이상 꾸준히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는 점이다.
 
6년여 만에 처음 맞는 금리 상승기, 투자자들은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까. 부문별로 알아봤다.
 
대출은 무조건 고정?…‘변동 vs 고정’ 금리차 따져라
다들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금리 상승기 재테크 조언이 있다. 대출은 고정금리가 낫다, 그러니 고정금리로 갈아타라는 말.
 
과연 당연한 말일까. 아니다. 일단 변동금리로 이미 받은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면 각종 서류를 처리하는데 돈이 들어간다(중도상환수수료는 1회 무료다). 금리가 웬만히 급격히 오르지 않는 이상,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게 좋다.
 
새로 대출받는 사람들에겐 변동이냐, 고정이냐, 그것이 문제다. 고민 전에 우리는 과연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그뤠잇!). 변동금리는 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를 대출자가 진다. 대신 대출을 싸게 받는다. 반면 고정 금리는 그 리스크를 은행이 진다. 그만큼 대출을 비싸게 해 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중평균). 출처: 한국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중평균). 출처: 한국은행

 
현재 변동과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 차이는 은행마다 다르지만 약 1%포인트 안팎이다. KB국민은행에서 6개월 변동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는 연 2.81~4.31%다. 반면, 10년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경우엔 금리가 연 3.75~4.15%다. 최저 금리를 기준으로 0.94%포인트 차이다.
 
10년 동안의 금리 변동을 신경 쓰기 싫다면 당연히 고정 금리가 낫다. 그런데 지난번 1차 금리 상승기부터 10년 동안 금리는 상승→하락→상승→하락을 이어갔다. 지금이야 당분간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질 듯하지만, 언제 다시 경기가 꺾이면 하락 국면에 들어설지 알 수 없다. 곧, 10년 안에 지금 받는 수준보다 향후 금리가 더 내려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현재 대출 금리는 이미 이번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하고 있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지난 9월부터 본격 상승 흐름을 탔다. 곧, 현재 대출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1.5% 선에 거의 맞춰져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기준금리가 1.5% 이하로 떨어질 확률이 얼마나 될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3년 고정금리(이 기간 이후엔 변동금리, 일명 혼합금리) 대출이라면 애매하다. KB국민은행에서 현재 3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75~4.15%다. 앞서 말한 6개월 변동금리 상품보다 최저 금리 기준으로 0.94%포인트 더 높다.
 
0.94%포인트면 기준금리를 네 차례(한 번에 0.25%포인트)는 올려야 변동금리와 고정금리가 같아진다. 곧 총 대출 기간(3년) 양쪽의 금리 차이가 1.88%포인트(그래야 중간값 0.94%), 다시 말해 7~8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올려야 고정금리 대출 쪽이 낫다. 향후 3년간 연간 2~3차례 금리인상을 해야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하다는 의미다.  
 
고재필 하나은행 클럽1 PB센터 팀장은 “지금은 사상 최저 기준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해 오다가 이제 막 인상을 시작한 단계”라며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라고 해서 굳이 고정금리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은정 신한은행 PWM분당센터 팀장도 “금리 상승기라고 무조건 변동으로 갈아타는 게 아니라 대출 기간 동안 금리가 얼마나 오를지를 감안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동 택했다면 ‘신규취급액 vs 잔액’ 따져라
만약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기로 했다면, 세부 사항을 잘 살펴야 한다.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가 신규취급액 기준인지 잔액 기준인지를.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제공한 정보를 기초로 산출하는 자금조달 비용 지수다.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수화해 대출 금리에 적용하는 기본 금리다. 이 중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한 달 전 은행들이 조달한 자금에 적용된 금리로 산출한다. 반면, 잔액 기준은 기존에 조달한 자금 전체에 적용된 금리를 가중평균한다.  
 
곧, 최근의 금리 경향이 빠르게 반영되는 것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다. 그동안에는 금리가 계속 하락하는 기조였기 때문에 신규취급액이 잔액 기준 코픽스보다 금리가 더 낮았다.
 
그런데 6년여 만에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신규취급액과 잔액 기준 코픽스가 동일해졌다. 지난 15일 발표된 10월 코픽스는 신규취급액과 잔액 기준 모두 1.62%다. 두 수치가 같아진 것은 2010년 2월 코픽스 등장 이후 처음이다.  
 
앞으로 시장 금리가 오르면 두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신규취급액보다는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 쪽으로 대출을 알아봐야 한다는 의미다.
 
예금은 짧게…차라리 특판이 나을 수도?
금리가 오를 때는 예금의 만기를 짧게 해서 굴리라는 게 통념이다. 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도 따라 오른다. 한 달 전 3년짜리 적금에 가입했는데, 기준금리가 올라 내일 가입하면 이자를 더 많이 주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예금은 1개월ㆍ3개월짜리 등 단기로 가입하고, 당장 쓸 돈이라면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이용하라는 게 상식이다.
 
그렇다면, 상식대로 1개월ㆍ3개월짜리 단기예금을 고집해야 할까. 아니다. 금리 상승 폭과 속도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오히려 1년짜리 특판 예금을 택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정기예금(1년~2년 미만) 금리. 출처: 한국은행

정기예금(1년~2년 미만) 금리. 출처: 한국은행

 
예를 들어 KEB하나은행의 ‘e-플러스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으로 1개월, 3개월, 6개월, 1년이 각각 1.2%, 1.2%, 1.3%, 1.4%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일단 내년 상반기에 한 차례 정도 더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본다. 1개월짜리 예금을 반복해서 들다가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오르면 좀 더 만기가 긴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금리 오르기를 기다리기보다는 같은 은행에서 팔고 있는 특판 예금 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1년 만기 ‘하나된 평창 정기예금’ 금리가 1.72%다. 현재 1개월 만기 예금의 금리 수준(연 1.2%)보다 0.52%포인트 높다.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있어야 금리 수준이 비슷해진다. 때문에 1개월ㆍ3개월짜리 예금 돌리면서 기회를 엿보는 것보다는 아예 특판 예금 쪽을 노리는 게 실속을 차리는 길일 수 있다.
 
채권은 기준금리 상승이 확실한 악재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은 떨어진다. 채권형 펀드, 특히 만기가 긴 채권형 펀드 비중은 줄여 나가는 게 좋다. 고재열 팀장은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을 사고팔아 수익을 내기보다는 처음부터 목표 수익률과 기간을 정한 뒤, 그에 맞는 상품을 골라 만기 때까지 들고 가는 전략이 낫다”고 조언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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