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즈 칼럼] 어장서 식탁까지 정보 한눈에, 수산물이력제

중앙일보 2017.11.30 01:00 경제 9면 지면보기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유통경로나 친환경 인증 획득 여부 등 식품(food)이 가진 스펙(Spec), 소위 푸스펙(foospec)까지 확인하고 제품을 선택하려는 ‘눈 높은’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2008년부터 어장에서 식탁까지 수산물의 이력정보를 기록·관리하도록 하는 제도인 ‘수산물이력제’를 시행해 왔다. 이력관리 시스템에 업체명, 유통 시점 등을 기록하고 필요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식품 사고가 발생할 경우 문제가 되는 단계의 제품을 즉시 회수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작년 기준으로 43개 품목과 7066개 업체가 이력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관심에 힘입어 최근 5년간 업체 참여율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수산물이력제가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수산물의 경우 종류가 다양하고 활어·선어·냉동·건어 등 다양한 형태로 유통되므로 제품의 규격화 및 표준화가 어려우며, 소규모·고령 어업인들이 이력제 시스템을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이력제 확대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자율참여 형식이라, 업체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인센티브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새 정부에서는 국정과제의 세부과제 중 하나로 ‘수산물이력제 추진 확대’를 포함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를 계기로 그간 이력제 활성화를 어렵게 만들었던 요인들을 보완하고 제도를 새롭게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내년 하반기부터 다소비 품목 또는 식품안전사고 발생위험이 높은 품목 가운데 일부 품목을 선정해 이력제 의무화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관리대상 품목 및 범위를 보다 명확히 규정하고, 수산물 공급처인 수협 등 생산자 단체와 대형마트 등 주요 수산물 유통판매업체, 소비자 단체와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이력 관리된 수산물을 현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산물이력제가 정착되면 수산물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가 강화되고 원산지 식별이나 품질인증 확대 등 푸스펙(foospec)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력관리를 통해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산 통계를 개선하고, 생산자의 책임 있는 생산이 보장돼 제품 안전성 및 품질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항상 꼼꼼하게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들, 그리고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어업인들을 위해 수산물이력제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수립과 홍보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