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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2018년 한국 경제 키워드는 ‘리스크 관리’

중앙일보 2017.11.30 01:00 경제 9면 지면보기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어느덧 12월이 코앞에 다가왔다. 정치권의 소용돌이와 긴박했던 북한 핵위기 속에서 보낸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나이 오십 줄에 접어든 중년 세대는 청소년 시절에 익숙하게 들었던 표현 중에 “급변하는 국제 정세”라는 말이 기억날 것이다. 1970~80년대 냉전 시절, 세계 어디선가 항상 국지전이 벌어지고 있었고 전 세계는 핵전쟁 공포 속에 살았다. 그래서 당시 국내 위정자들은 국민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해 국제 정세를 인용했고 그 결과, 국내 정세도 ‘급변’을 거듭했다. 세월이 40년 넘게 흐른 요즘에도 국제 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국내에도 큰 변수
내년 미·중을 중심으로 안정될 것
한국, 3% 성장에도 과실은 일부만
개인 투자전략은 분산투자가 답

우리 주변에서 ‘급변’하는 외부 환경은 국제 정세만이 아니다. 한국 경제 입장에서 글로벌 경제 상황은 항상 ‘급변’하는 외생(外生) 변수다. 60년대 이후 오일쇼크, 스태그플레이션, 외환 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글로벌 경제의 파고(波高)는 한국 경제를 결코 비껴간 적이 없고 오히려 다른 국가보다 더 큰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그런데 2017년에 국내외 정치 상황이 유난히 ‘급변’했던 것에 비하면 글로벌 경제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유지했다. 국내 증시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우리에게는 위안으로 다가온다.
 
그러면 2018년도 이런 모습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 정확히 십년 전 금융위기 직전까지 극에 달했던 글로벌 불균형은 금융위기의 발생과 치유 과정에서 상당 부분 해소됐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모두 십 년 전보다 많이 감소하고 있으며 양국의 수출 증가율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중국의 과잉 설비 문제와 과도한 부채 문제도 통제 가능한 영역에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은 이미 2년 전부터 예고되어 있었으며 양적 완화의 축소도 민간 부문의 신용 창출 증가에 보조를 맞춰서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는 어떤가? 겉모습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에 힘입어 2018년에 3% 성장이 가능해 보인다. 문제는 좋은 모습이 여기까지라는 사실이다. 안을 들여다보면 리스크 요인이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다. 우선 수출 증가의 과실은 수출 기업과 일부 핵심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에 국한될 우려가 있다. 실제로 한국 경제에서 수출과 주가 상승을 선도하는 산업에서 고용 창출 효과는 2000년대 초반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최근 국내 경기는 오히려 건설 부문에서 이끌어 온 느낌이지만 2018년에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금융 부문을 보면 가계 부채가 문제의 핵심이다. 누구나 문제를 알지만, 해결 방법이 마땅치 않다. 사실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마술 같은 왕도(王道)는 없다. 부채를 갚거나 빌려준 금융기관이 떼이는 것이 해결책인데, 전자는 사회적인 고통과 저성장을 수반하고 후자는 시스템 리스크를 동반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 당국이 인내심을 가지고 가계의 부채 부담이 서서히 축소되도록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 설령 정책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대출 금리 급등으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조심해야 한다. 전문가의 분석에 의하면 대출 금리 1%포인트 상승이 불러올 가처분소득 대비 이자 부담 증가가 이미 2% 포인트에 육박할 정도로 가계는 부채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국내외 경제 환경에서 어떤 투자 전략이 필요한가? 우선 국내 증시 전망은 나쁘지 않다. 2018년 기업 이익 실적이 어떤 모습이 될지 당분간 시장 참여자들은 지켜볼 것이다. 이익 실적이 2017년 대비 증가하는 것이 확실해지면 주가가 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해외 투자와 대체 투자 비중도 늘려야 한다. 이는 단순히 해외 투자와 대체 투자에서 기대되는 단기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장기적인 분산 투자의 관점에서 필요한 전략이다. 2018년에는 국제 정세 못지않게 국내 경제 환경도 많은 리스크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 위험을 피해 나가는 세심한 정책과 함께 현명한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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