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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는 19~39세 젊은 층, 살 곳 걱정 덜어준다

중앙일보 2017.11.30 01:00 경제 1면 지면보기
경기도 성남 금토·복정, 의왕 월암지구 등 40여 곳이 공공택지지구로 개발된다. 이곳에서 공급되는 임대주택만 16만 가구다. 수서역세권과 과천, 위례 등에는 신혼부부를 위한 신혼희망타운이 조성된다.
 

‘주거복지 로드맵’ 살펴보니
소형 임대주택 30만 실 공급 계획
수도권에 신혼희망타운 만들어
신혼부부 공공임대 7만 가구 제공

과천·수서 등 40곳에 공공주택지구
고령층 ‘연금형 매입 임대’도 추진

국토교통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다. 2018년부터 5년간 매년 20만 가구씩 총 100만 가구의 공공임대·공공분양 주택을 공급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정부 정책으로 구체화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로드맵이 취업에서 결혼과 출산으로,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주거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국토부는 이날 경기도 성남 금토·복정, 의왕 월암, 구리 갈매역세권, 남양주 진접2, 부천 괴안·원종, 군포 대야미, 경산 대임 등 9곳을 신규 공공택지지구로 먼저 공개했다. 여기에 짓는 임대만 12만9000가구다. 나머지 30여 곳의 신규 택지도 수도권 내 그린벨트를 풀거나 역세권 노후 청사 등을 재개발하는 식으로 내년 말까지 확정한다.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그린벨트를 풀어 실수요자 주택을 확보하는 경우에는 분양·임대 방식에 있어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 수요자가 ‘로또 청약’으로 오인하는 일이 없도록 전매 제한 기간을 늘리고, 실거주 기간을 늘리는 등 보완장치를 충분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6·19 부동산 대책과 8·2 대책 등의 핵심이 투기 수요를 겨냥한 고강도 규제였다면 이번엔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로드맵에서 밝힌 100만 가구를 유형별로 분류하면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기관이 직접 공급·관리하는 공공임대 65만 가구 ▶민간 소유지만 공공기관이 주택도시기금 등을 지원해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고 임대 기간을 늘린 공공지원 민간임대 20만 가구 ▶공공기관이 주로 택지개발지구에서 민간 분양보다 저렴한 값에 분양하는 공공분양 15만 가구다. 대상자는 청년층과 신혼부부, 고령자다.
 
◆ 청년, 신혼부부 위한 소형 임대=주거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무주택 청년을 위해 소형 임대주택 30만 실(방 기준)을 공급한다. 소득 활동 여부와 관계없이 만 19~39세 이하 청년에게 입주 기회를 준다.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기회도 늘린다. 신혼부부 기준을 기존 ‘결혼 5년 차 이내 자녀가 있는 부부’에서 ‘자녀 여부 불문, 결혼 7년 차 이내 부부 또는 예비부부’로 바꿨다. 이들에게 공공 분양 30%(기존 15%), 민간 분양 20%(기존 10%)를 특별 공급한다. ‘신혼희망타운’도 만든다. 주변 집값의 80% 수준인 공공분양 7만 가구다. 수요자 선호가 높은 수도권에 전체 물량의 70% 정도를 공급한다. 수도권에선 서울 수서역세권,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과천주암·위례신도시·의왕 고천·하남 감일·화성 동탄2·남양주 진건·김포 고촌 등에서 2만1000가구가 계획돼 있다.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120%(지난해 3인 가구 기준 월 586만원) 이하 등 소득 제한이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서·과천 등에 공급되는 주택은 상당한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 고령층 위한 임대주택=고령층을 위해선 5년간 5만 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한다. 눈에 띄는 건 내년 중 도입하는 ‘연금형 매입 임대’다. LH가 고령자의 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청년 등에게 임대하는 방식이다. 집을 판 고령자에게 주택 매입 금액을 한꺼번에 주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연금 형태로 나눠 지급한다. 저소득 일반가구엔 공공임대 27만 가구, 공공지원 14만 가구를 각각 공급한다. 필요한 재원은 5년간 119조3000억원(연 23조9000억원)이다. 올해 대비 연평균 4조9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정부는 주택도시기금 지출 규모를 확대해 충당할 계획이다. 박선호 실장은 “올해 6월 기준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이 42조원 수준으로 지출 확대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임대주택이 대규모로 공급되면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부동산수석위원은 “값싼 공공임대가 늘면 주택 거래가 줄면서 집값 상승세가 둔화한다. 공급이 수도권에 몰릴 경우 굳이 서둘러 집을 사지 않고 대기하는 수요가 늘면서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진수 광운대 경영대학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한번 신청해 당첨되지 않더라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알려주는 식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가장 원하는 수요로 흘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로드맵에선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같은 전·월세 대책과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대책은 빠졌다. 정부는 이와 관련한 대책을 다음달 중 추가로 발표한다. 
 
김기환·황의영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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