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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4렉스턴, 스타일·안전·하이테크 '합격점' 주행성능은 '글쎄'

중앙일보 2017.11.30 00:01
G4렉스턴

G4렉스턴

큰 키와 우람한 체구, 세련된 외모에 운전자를 배려하는 세심함까지…. 그러나 작은 심장과 연약한 발목 때문에 좋은 첫인상은 반감되고 만다. 쌍용자동차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렉스턴은 기대와 탄식이 교차하는 모델이다.
  

16년만에 2세대 모델, 큰 덩치와 고급스러움 눈길
시인성 뛰어나고 편리한 조작감, 내장 마감도 꼼꼼
토크로 밀어부치는 중저속 안정감…고속에선 힘 부쳐
연약한 발목, 자세제어 능력 떨어져 커브 주행 불안

명품 SUV로 불리던 렉스턴이 2세대 모델로 돌아왔다. 2001년 출시 이후 16년 만이다. 쌍용차는 자신만만하게 모델명을 G4로 정했다. 스타일과 하이테크·안전·드라이빙에서 혁명(Revolution)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서울과 경기도 화성시, 가평군 일대 온·오프로드 460km를 몰았다. 시승한 차는 최상위 트림인 헤리티지 5인승 모델이다. 가격은 4510만원.
  
G4의 차체는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로 크다. 높이는 1825mm로 웬만한 성인 남성보다 크고 좌우 폭은 1960mm나 된다. 곡선을 많이 살려 포드 익스플로러 등 경쟁 차종보다 더 육중해 보인다. 운전석에 오르기 어렵다면 전동식 사이드스텝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문을 열면 발판이 자동차 아래에서 슬그머니 나와 운전자를 맞는다.
 
G4렉스턴의 조작반은 고급스럽고 터치감도 좋다.

G4렉스턴의 조작반은 고급스럽고 터치감도 좋다.

 최고급 SUV를 표방한 만큼 편의사양은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다. 중앙조작판 상단에는 내비게이션과 라디오·DMB 등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는 9.2인치 모니터가 있다. 오디오는 인피니티 프리미엄 10스피커 시스템을 도입해 고음역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7인치 TFT-LCD 클러스터가 설치된 계기반으로는 연비와 속도 타이어 공기압 등의 정보를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다. 시인성도 뛰어나다. 자동차 키를 소지한 운전자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차량이 문이 잠기거나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리는 시스템은 큰 짐을 옮길 때 편리하다. 초미세먼지까지 잡아주는 고성능 에어컨 필터도 이 모델의 자랑 중 하나다. 주행 중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부품 간 유격도 빈틈없이 막는 등 쌍용차의 약점으로 꼽히던 내장과 마감에도 꼼꼼히 신경 썼다.  
 
스티어링휠과 먼 방향지시등 조작기.

스티어링휠과 먼 방향지시등 조작기.

큰 차체에 비해 뒷좌석은 좁은 편이다. 중형 SUV급이다. 차량의 기본 뼈대에 골조와 살을 붙이는 풀프레임 방식을 선택해서다. 풀프레임이 있는 차량은 실내공간에서 손해를 보지만 차량 하단에 중심 뼈대가 있어 비틀림 강성이 높고 외부 충격에 강해 안전성이 뛰어나다. 국내 SUV 중 풀프레임을 사용한 모델은 G4렉스턴과 기아자동차의 모하비뿐이다. 여기에 G4렉스턴은 차량의 주변을 모니터링해 차선이탈이나 차량 접근 등을 화면과 소리로 알려주는 3D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을 국내 차 최초로 적용했다.
 
 주행 성능도 큰 부족함은 없다. 얼핏 대형 SUV에 2.2ℓ 엔진과 187마력은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42.8kg.m의 토크가 저속 주행감을 책임진다. 중저속에서 토크가 폭발하도록 한 엔진 세팅과 벤츠의 7단 변속이 부드러운 가속감을 준다. 디젤차인 데다 엔진 실린더가 깊지만, 소음은 거의 없다. 상시 후륜구동이 가속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다만 시속 110km를 넘어가면 출력의 한계가 드러난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도 차가 앞으로 치고 나가는 느낌은 받기 어렵다.
 
 
G4렉스턴은 큰 차체에 비해 뒷좌석이 좁다.

G4렉스턴은 큰 차체에 비해 뒷좌석이 좁다.

차선 변경이나 회전할 때 주행 느낌도 좋지 않다. 사륜구동답게 바닥은 노면 접지력은 뛰어나지만 한쪽으로 기운 차량이 정자세로 돌아오면서 좌우로 출렁인다. 흡사 두부·젤리류 음식을 흔들었을 때의 느낌이다. 사륜구동으로 전환해도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급커브에도 차체의 정자세를 잡아주는 벤츠 GLS와 같은 쫀득한 운전감을 느낄 수는 없다. 오프로드라면 저속에서 힘을 내는 토크 세팅과 헐거운 댐퍼가 오히려 노면을 느끼기에 좋다. 다만 온로드에서는 편안한 주행감을 주기 어렵다. 또 방향지시등 스틱이 스티어링휠에서 멀어 스티어링휠을 쥔 채로 조작하기 어렵다. 비상등 버튼도 멀다. 팔이 짧은 운전자는 신속하게 다른 차에게 자신의 상태를 알려주기 어렵다. 프리미엄 SUV를 지향한 모델치고는 온로드에서의 느낌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G4렉스턴은 스타일과 하이테크·안전 면에서 혁신적으로 변했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드라이빙 혁명은 개개인에 따라 의견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양한 편의사양과 큰 차체가 주는 실용성을 희망하는 소비자라면 선택이 아깝지 않다. 차량 가격도 3350만~4550만원으로 경쟁모델보다 저렴하다. 가격에 비해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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