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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들여 리모델링한 공공건물, 77억 '혈세' 투입 재건축 논란

중앙일보 2017.11.29 11:27
대구 서구 비산동에 위치한 서구자원봉사센터. [사진 서구자원봉사센터]

대구 서구 비산동에 위치한 서구자원봉사센터. [사진 서구자원봉사센터]

대구 서구청이 2년 전 6억2000만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공공건물을 철거할 예정이어서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 자리에 77억원을 들여 새 건물을 짓기로 해 비판이 거세다.
 

99년 건립한 자원봉사센터…2015년 리모델링
대구 서구청, 77억 들여 신축 건물 지을 계획
구의원 "혈세 낭비…기존 건물 활용해야"


29일 서구청은 서구 비산동에 위치한 지상 3층 규모의 자원봉사센터를 철거하고, 오는 2019년까지 같은 부지에 평생학습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이 신축 건물엔 서구청 4층에 있던 평생학습관과 기존 자원봉사센터의 기능을 합친 공간이 들어선다.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자들이 교육을 받거나 노인들을 위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구성해 봉사활동을 하는 곳이다. 평생학습관은 청소년·주부·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한글교실·영어수업 등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는 곳이다. 평생학습관의 경우 서구청 내 강의실이 2개뿐이고 수용인원이 일 200명으로 적어 자원봉사센터와 평생학습관을 합쳐 하나로 만들 계획이라는 게 서구청의 설명이다. 
 
서구청 기획예산실 관계자는 "그동안 자원봉사센터와 평생학습관에 강사 대기실, 수강생 휴게실 등이 부대시설이 적다는 민원이 이어졌다"며 "임대료도 연 8200만원이나 들어 땅을 매입해 시설을 지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4층 규모의 평생학습관 건립에는 사업비 77억원이 들어간다. 터 매입비 25억원, 건축비 48억원, 설계용역비 2억원, 추가 가구 구매비 2억원 등이다. 현 부지는 대구시의 소유로 서구청은 대구시에 연 82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서구청은 지난 28일 내년 예산안에 790㎡ 터 매입비 25억원과 설계용역비 2억원을 합쳐 27억원을 반영한 뒤 서구의회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구의회에서 12월 중으로 승인이 나면 내년 3~4월쯤 대구시의회에서 용지 매입 승인을 받고, 내년 말쯤 착공에 들어가는 게 서구청의 계획이다. 건축이 확정되면 건축비 48억원을 포함한 나머지 50억원을 내년 하반기에 추가로 편성할 방침이다.  

대구 서구자원봉사센터에서 어르신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서구자원봉사센터]

대구 서구자원봉사센터에서 어르신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서구자원봉사센터]

하지만 1999년 건립한 자원봉사센터를 2015년 한 차례 리모델링을 한데다가 건물 내부 강의실·상담실·사무실 등 상태가 양호해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태수 대구 서구 구의원은 "서구 내에 있는 시·구립도서관과 사회복지관, 구청 등에서도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장소가 많은데 기존 자원의 효율적 운영을 먼저 고민하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세금 낭비라는 지적을 피하려면 새 건물을 짓는 것보다 기존의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좋은 내용의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2년 전 리모델링을 결정할 때 수요를 제대로 분석·고려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오세광 구의원은 "2년 전에 리모델링을 결정했을 때에도 재건축 이야기가 나왔지만, 땅을 살 예산이 없었던 것 같다"며 "세금 낭비라는 우려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당시 차라리 리모델링을 미뤘다면 이러한 논란이 제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의회 측은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된 평생학습관 신축 예산 관련 세금 낭비가 아닌지 철저히 심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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